갈길 바쁜 KAI…'낙하산 인사' 논란에 수장 공백 해소 불발
노조 반발에 김종출 전 방사청 부장 선출 무산
"정권 바뀔 때마다 물갈이"…리더십 부재 장기화 우려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 신임 사장 선임이 낙하사 인사 논란에 불발됐다. 한국형 전투기 KF-21 공군 인도, 초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같은 주요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수장 부재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것이다. 8개월째 이어진 리더십 공백 장기화 우려도 제기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AI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김종출 전 방위사업청 무인사업부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의결하려 했으나 논의 일정을 연기했다. KAI 관계자는 "이사회에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사회가 연기된 것은 노조의 반발이 결정적이었다. 노조 측은 김 전 부장 내정 소식을 듣고 이날 새벽 경남 사천에서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로 상경해 항의의 뜻을 표했다. 노조 측은 이사회에 김 전 부장이 이재명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 인사란 점을 들며 "낙하산 보은 인사"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KAI 노조는 전날 김 전 부장 내정 소식이 나오자 "수주 공백과 전략 혼선, 조직 피로라는 위기를 돌파해야 할 자리에 항공우주산업을 이끌 경영자가 아니라 보은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내는 것은 경영 정상화가 아닌 위기 방치"라며 "산업을 살릴 사람, 수주를 따낼 사람, 현장과 소통하며 책임질 사람을 보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종출 전 부장은 공군사관학교 31기 출신으로 공군 예편 후 방위사업청에 합류해 전략기획단 부단장, 사업운영관리팀장, 기획조정관, 무인기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방위사업 기획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온 인물이다.
노조는 김 전 부장이 항공 기술이나 기업 경영에 대한 경험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방사청 출신이라 경쟁 업체의 이의제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나 자기 사람을 채워 넣는 코드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반대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전임 강구영 전 사장도 취임 직후 대폭적인 임원 인사를 단행한 뒤 측근을 기용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1999년 초대 임인택 사장부터 8대 강구영 사장까지 총 5명이 행정고시 출신, 2명은 군 출신이다. 1명은 내부 출신이다.
업계 관계자는 "KAI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과 함께 임원이 물갈이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사업을 추진해 온 인사가 나가고 전문성 없는 외부 인사가 들어오면 사업 추진 연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KAI 사장 선출이 불발되면서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수장 부재로 신규 계약 지연, 기술 인허가 차질 등 피해도 지속될 것이란 걱정도 제기된다. 실제 KAI는 지난해 1조 8000억 원 규모의 한국형 전자전기 개발사업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올해 KAI가 맞닥뜨린 과제를 감안하면 새 수장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KAI는 올해 하반기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20기를 우리나라 공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KF-21의 항공무장 국산화 개발을 병행하며 관심이 높아진 수출 문의에도 대응해야 한다.
올해 정부가 사업자 선정 예정인 초소형 위성체계 개발 사업도 추진해야 한다. 약 1조 4000억 원을 들여 150㎏ 미만 합성개구레이다(SAR) 위성 40기를 쏘아 올린다는 계획으로 한화시스템과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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