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양이 겸용이라더니"…허브·에센셜 오일, 고양이엔 독 될 수도

간 해독 능력 취약…"소량도 중독 위험"

최근 덴탈 제품 등 '개·고양이 겸용' 제품 사용 후 고양이가 급성 중독 증상을 보였다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에센셜 오일 등 허브·식물 추출물 성분에 대한 보호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클립아트코리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최근 반려동물용 덴탈 제품 등 '개·고양이 겸용' 제품 사용 후 고양이가 급성 중독 증상을 보였다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에센셜 오일 등 허브·식물 추출물 성분에 대한 보호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정 제품 여부와 별개로 고양이의 생리적 특성상 허브나 식물성 오일 성분이 소량으로도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25일 정설령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대표(건국대 수의과대학 영양학 겸임교수)는 "에센셜 오일은 식물에서 추출한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고농도로 농축한 물질"이라며 "천연 성분이라는 인식과 달리 반려동물에서는 독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양이는 간에서 독성 물질을 분해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글루쿠론산 포합(glucuronidation) 능력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페놀이나 테르펜 계열 등 식물성 화합물을 충분히 해독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되면서 간 손상이나 신경계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설령 대표는 "대표적으로 클로브(정향), 페퍼민트, 티트리, 시트러스 계열 등 허브·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은 고양이에서 간독성이나 신경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며 "사람이나 개에서는 괜찮은 용량이라도 고양이에게서는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양이는 대사 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소량의 노출만으로도 간 손상이나 신경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호자가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디퓨저 같은 제품을 통해서도 고양이가 에센셜 오일에 노출될 수 있다(클립아트코리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노출 경로도 다양하다. 덴탈 제품이나 샴푸 같은 반려동물용 제품뿐 아니라 보호자가 사용하는 디퓨저, 방향제, 화장품 등을 통해서도 고양이가 에센셜 오일에 노출될 수 있다.

김효진 한국수의영양학회 학술이사이자 '24시간 고양이 육아 대백과' 저자는 "고양이가 에센셜 오일을 섭취하거나 흡입할 경우 과도한 침 흘림, 구토와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뿐 아니라 비틀거림, 과흥분 등 신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경우에 따라 호흡곤란, 급성 빈혈, 황달 등 심각한 상태로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양이는 그루밍 습성이 있어 피부나 털에 묻은 성분을 핥아 섭취하면서 중독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노출이 의심될 경우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 김효진 수의사는 "피부에 묻었다면 세정제를 이용해 씻어내고 디퓨저 등 흡입이 원인이라면 즉시 환기를 해야 한다"며 "섭취가 의심되는 경우 보호자가 임의로 구토를 유도하지 말고 제품 용기나 성분표를 지참해 즉시 동물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센셜 오일 등 허브·식물 추출물 성분이 포함된 제품 사용에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클립아트코리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전문가들은 '개·고양이 겸용' 또는 '천연 성분'이라는 표현만으로 안전성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정 대표는 "에센셜 오일은 종에 따라 대사 능력 차이가 크고 특히 고양이는 관련 독성에 취약한 종"이라며 "반려동물용 제품을 선택할 때는 고양이 사용 안전성이 확인된 성분인지 꼼꼼히 확인하고 생활 환경에서 사용하는 방향제나 아로마 제품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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