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역대 최대인데 LCC 적자 행진 왜?…'고환율 직격탄'
해외 여행객 2950만 명 '사상 최고' 경신했지만 외형 성장 무색
9개 LCC 경쟁 격화 속 통합 변수 부상…규모의 경제 반등 열쇠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해외여행 수요 회복으로 수송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고환율 여파로 수익성 방어에 실패했다. 여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이 리스료와 유류비 부담을 키우며 실적 개선을 가로막는 모습이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주요 LCC는 지난해 여객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 실패했다. 제주항공(089590)은 지난해 연간 매출 1조 5799억 원으로 전년(1조 9358억 원) 대비 18.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99억 원에서 1109억 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진에어(272450)의 지난해 매출은 1조 3811억 원으로 전년(1조 4613억 원) 대비 5.5%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1667억 원 흑자에서 163억 원 영업손실로 돌아서며 3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에어부산(298690)은 매출 8326억 원으로 전년(1조 68억 원) 대비 17.3% 감소했고, 1463억 원 영업이익에서 45억 원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091810)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1조7560억 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영업손실은 전년 123억 원에서 2540억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손실 규모가 약 20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지난해 LCC 업계의 수익성 악화와 달리 여객 수요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의 해외 관광객(아웃바운드) 수는 2950만 명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역대 최대였던 2019년(2871만 명)을 넘어선 수치다. 실제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각각 연간 탑승객 1100만 명을 돌파하며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큰 원인은 고환율에 따른 고정비 증가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보험료 등 원가의 70~80%가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에서 달러·원 환율 상승은 곧바로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LCC는 환율 10% 상승 시 월 10억 원 이상의 추가 리스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도입을 대부분 리스에 의존하는 LCC 특성상 환율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유가 상승 역시 부담 요인이다. 항공유 가격은 국제 유가와 달러 환율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여기에 항공기 보험료와 정비 비용까지 달러로 지출되면서 비용 구조 전반이 '고환율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탑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환율과 유가가 수익을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임 인상은 해법으로 거론되지만, 현실적 제약이 크다. 국내 LCC는 현재 9개 사가 경쟁 중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다. 공급이 과잉된 상태에서 운임을 올릴 경우 곧바로 수요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가격 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시장의 성장성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해외여행 수요는 구조적으로 확대 추세에 있고, 지방공항 국제선 확대 등도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모기업 차원의 자금 지원이나 유상증자 등 재무적 지원이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규모의 경제' 확보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기 보유 대수와 운항 규모가 커질수록 리스 계약 조건이나 정비 비용, 보험료 등에서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 항공사들은 대량 발주를 통해 리스료 할인이나 금융 조건 개선 효과를 누리고 있다.
내년 예정된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 LCC' 출범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대 LCC가 탄생하면 중복 노선 정리와 기재 통합 운용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항공의 '구매기 도입'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운용 중인 43대 중 9대를 직접 구매해 리스 비중을 줄임으로써 환율 변동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이런 전략에도 환율과 유가 등 외부 변수에 대한 노출은 여전해 단기간에 수익성이 급반등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라는 구조적 리스크 속에서 누가 먼저 비용 구조를 체질 개선하느냐가 향후 LCC 재편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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