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올라탔다'…K-반도체·전력기기 실적 신기록 '올해도 계속'

전세계 AI 인프라 구축 붐…역대급 실적에 'AI 거품론' 퇴색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반도체를 비롯해 전력기기와 전선 업계가 지난해 일제히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인공지능(AI)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전세계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이어지면서 필수재인 메모리 반도체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전력망 확충이 이어지면서 전력기기와 전선 업계도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올라탔다. 말 그대로 'AI 대세'가 기업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AI 열풍 최대 수혜주 '반도체'…역사 쓰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9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전력기기 등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는 반도체 업계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전체 매출액만 333조 6059억 원, 영업이익은 43조 601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8%, 33.23%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0조 737억 원으로 한국 기업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20조 시대를 열었다. 실적 일등 공신은 '반도체'였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작년 4분기에만 16조 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2025년 연간 매출액은 97조 1467억 원, 영업이익은 47조 20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 매출은 32조 8267억 원, 영업이익은 19조 1696억 원을 기록했다.

AI의 필수재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양사는 행복한 비명을 지를 수 있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기업용 SSD 등 AI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면서 공급이 따라갈 수 없을 지경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올해 새로운 기록을 재차 경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최고액은 삼성전자가 180조 원, SK하이닉스는 148조 원이다.

당장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모든 메모리 제품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2월 메모리 가격 트래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메모리 가격은 전 분기 대비 80~9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4분기 레거시 D램을 중심으로 시작된 상승 엔진에 낸드와 HBM까지 가세하며 전 품목의 가격이 동시에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력기기 업계 대호황…전선업계 실적도 '쑥'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반 등 전력기기 수요도 폭발하면서 관련 업계도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AI 시대 인프라의 핵심인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다. 기존 인터넷 검색과 비교하면 생성형 AI 서비스의 전력 소모량이 10배 이상 많다. 생산량이 주문량을 못 따라가면서 K-전력기기 업계도 '슈퍼 을(乙)'에 등극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조 795억 원, 영업이익 9953억 원을 잠정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8%, 영업이익은 48.8% 늘었다. 작년 4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 1632억 원, 영업이익 32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6%, 93.0%씩 급증했다. 연간·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신기록이다.

효성중공업 역시 초고압변압기 호황으로 작년 매출액은 5조 9685억 원, 영업이익은 7470억 원을 기록, 역대급 성적표를 내밀었다. 전년 대비 각각 21.9%, 106.1%씩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7.01% 증가한 2605억 원이다.

LS일렉트릭도 지난해 매출액이 9조 9622억 원, 영업이익은 4269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 9.6%씩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전력기기 업체의 수주 잔고는 이미 2028년까지 꽉 찬 상황"이라며 "올해는 실적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전선업계 실적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LS가 전력 슈퍼사이클을 맞은 자회사들의 호실적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LS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5% 증가한 31조 8250억 원을 찍었다. LS전선은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주가 확대되며 매출과 수익성이 증가했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3조 6360억 원, 영업이익 1286억 원을 달성했다. 작년 4분기 매출은 1조 원을 돌파하며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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