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로 1.4조 공장 품었다" LG엔솔, 북미 ESS 삼각 거점 마련
EV 둔화 속 스텔란티스 지분 인수…투자 효율·수익성 동시 확보
캐나다 보조금 안정성 강화, 북미 ESS 시장 수요 대응 발판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캐나다 합작 배터리 공장을 100% 자회사로 전환하며 '재무적 실리'와 '정책적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특히 1조 원이 넘는 지분을 단돈 100달러에 확보하며 사실상 절반의 투자로 공장 전체 생산 능력을 손에 넣는 파격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가 보유한 캐나다 합작법인 넥스트스타 에너지 지분 49%를 단 '100달러'에 인수하며 단독 법인 체제로 전환했다.
이번 거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파격적인 인수 금액이다. 스텔란티스가 기존에 출자한 금액은 약 9억8000만달러(약 1조4200억원) 규모다. 스텔란티스 지분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사실상 절반의 투자금만 들이고 공장 전체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셈이다.
이 같은 거래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가 자리 잡고 있다. 당초 스텔란티스는 해당 공장을 전기차 배터리 공급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글로벌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공장 가동률 확보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었다.
공장 유지·운영 비용 부담이 커지자, 스텔란티스는 투자 부담을 줄이는 대신 LG에너지솔루션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는 유지하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스텔란티스는 지분 매각 이후에도 넥스트스타 에너지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지속 공급받기로 했다.
이번 거래는 단순 지분 확보 이상의 외교·정책적 의미도 담고 있다.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캐나다 정부가 대규모 보조금을 약속하며 직접 유치한 상징적 사업이다. 캐나다 정부는 공장 설립 당시 투자 보조금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에 준하는 생산 보조금 지급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스텔란티스가 온타리오주 브램튼 공장에서 생산 예정이던 차세대 지프 컴패스 생산 라인을 미국으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캐나다 정부와 갈등이 촉발됐다. 캐나다 정부는 계약 위반을 이유로 보조금 환수와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경고하며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 단독 운영 체제는 캐나다 정부의 정책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보조금 수령 안정성과 인허가, 세제 혜택 등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보다 유리한 환경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작 구조보다 단독 운영 체제가 정책 협상과 투자 집행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라며 "정책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이 이번 거래의 숨은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인수로 북미 생산 거점과 정책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ESS 시장 선점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 홀랜드 공장과 랜싱 공장을 포함해 북미에서만 3곳의 ESS 배터리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올해 ESS 배터리 생산량을 두 배 이상 확대하고 가동률도 70% 이상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가동률 상승은 고정비 부담 감소와 직결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대한 유연성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넥스트스타가 스텔란티스라는 안정적 공급처 확보와 함께 향후 다양한 완성차 업체(OEM)와 배터리 공급 협의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북미 ESS 생산 거점을 기존 EV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구축하면서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했다"며 "효율적 투자와 운영 전략을 기반으로 북미 ESS 시장 선점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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