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없어서 못 파는데"…마이크론 웃고 인텔 울상 왜?
인텔, 1분기 전망 실망에 17% 폭락…공급 부족에 매출 저조
마이크론, 메모리 공급자 우위…6개월간 250% 급등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인텔과 마이크론이 동시에 '공급 부족'에 직면했지만, 주식시장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마이크론은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을 지렛대 삼아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수익성 극대화에 성공했다. 반면 인텔은 공정 전환 지연과 재고 고갈에 허덕이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17% 급락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이튿날 17.03% 폭락한 45.07달러로 장을 마감했고, 26일에도 5.76% 추가 급락하며 42.49달러까지 밀려났다.
시장이 투매에 나선 결정적 이유는 인텔이 제시한 암울한 1분기 전망 때문이다. 매출 전망치 중간값(122억 달러)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것은 물론, 주당순이익(EPS)을 사실상 '제로(0.0달러)'로 제시하며 수익성 악화를 자인했다.
존 피처 인텔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예상보다 부진한 전망은 공급 부족 때문이며, 이는 1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급난이 가장 심각한 분야는 노트북용 중앙처리장치(CPU)다. 인텔이 고성장·고수익 분야인 AI 서버용 CPU 생산에 라인을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노트북용 CPU는 후순위로 밀려났다.
특히 최신 프리미엄 모델인 '팬서 레이크(코어 울트라 시리즈 3)' 생산에 주력하면서, 가성비가 중요한 보급형 노트북용 칩 공급은 급감했다.
이에 따라 노트북 제조사(OEM)들은 범용 메모리 가격 폭등에 CPU 공급 부족까지 겹치며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보급형 및 일반 노트북은 주로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하기 때문에 공급 부족이 3월 이후까지 지속될 경우 제품 출하에 큰 압박이 될 것"이라며 1분기 글로벌 노트북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4.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과 마찬가지로 물건이 없어서 못 팔고 있는 마이크론은 공급 부족을 수익 극대화의 기회로 전환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가 "2026년 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에 대한 가격 합의를 완료했다"고 말했듯이,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47%를 돌파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가 천문학적인 AI 인프라 지출을 지속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는 공급이 제한적이고 대체재도 없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했다.
반면 공급이 부족한 노트북용 CPU는 사정이 다르다. 노트북 제조 원가의 15~30%를 CPU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가격 저항이 심한 보급형 제품의 단가를 마냥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판매량은 줄고 원가는 오르는 이중고에 빠진 셈이다.
인텔의 고질적인 '제조 리스크'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인텔은 자사 공장 수율 문제로 핵심 서버 칩 생산의 상당 부분을 TSMC 외주에 의존하고 있는데, AI 열풍으로 TSMC 라인까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주문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립부 탄 인텔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차세대 18A 공정에 대해 "수율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업계 표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제조 리스크를 시인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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