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안 뒤진다" 中 TV 자신감…삼성·LG, 고화질 프리미엄 맞불
[CES 2026]미니 LED 앞세운 TCL·하이센스…초대형·RGB로 존재감↑
삼성 130형 마이크로 RGB·LG 9㎜ 무선 OLED…프리미엄 기술로 방어
- 원태성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원태성 기자
"이제 중국 브랜드가 한국 가전에 뒤처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6 전시장 한복판에서 만난 TCL 관계자의 이 한마디는 글로벌 TV 시장의 달라진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중국 TV 업체들은 가성비를 앞세운 추격자 위치에서 벗어나, 기술 경쟁을 전면에 내세우며 프리미엄 영역까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이번 CES 무대에서 차별화된 OLED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앞세워 '고화질 프리미엄'으로 정면 대응에 나섰다. 이번 CES 2026은 개막날부터 TV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한·중 간 힘겨루기가 한층 선명해졌다.
중국 TCL과 하이센스는 이번 CES에서 미니 LED와 RGB 기술을 앞세운 초대형 TV로 존재감을 키웠다. 두 회사 모두 기존 강점이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밝기·명암비·색 재현력 등 핵심 성능에서 빠른 진화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TCL은 미니 LED를 하이엔드 라인업의 중심에 두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X11L 시리즈는 최대 1만 니트 밝기, 최대 2만 개 로컬 디밍 존, BT.2020 색 영역 100% 구현을 내세우며 OLED에 준하는 화질을 강조했다. 마이크로 RGB와 SQD(슈퍼 퀀텀닷) 기술을 결합해 색 정확도를 끌어올리고 번짐과 후광 현상을 줄였다는 점도 전면에 내세웠다.
전시장에는 163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이번 CES에서 공개한 130인치 마이크로 RGB TV보다 33인치 더 크다. TCL은 이와 함께 SQD 미니 LED 제품을 공개하며, 삼성전자의 네오 QLED와 LG전자의 QNED를 경쟁 모델로 직접 겨냥했다.
하이센스는 116인치 RGB 미니 LED TV를 선보이며 ‘세계에서 가장 긴 RGB 미니 LED TV’라고 홍보했다. 별도 공간에서는 150인치 레이저 TV도 전시해 초대형 TV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밝은 공간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제 거실 환경을 겨냥한 메시지를 던졌다.
중국 업체들은 대형 부스를 앞세운 물량과 연출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국·일본 기업 중심이던 센트럴홀의 무게추가 상당 부분 중국으로 이동한 것이 체감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거센 추격에 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TV 전략을 더욱 또렷이 했다. 두 회사 모두 '최상위 화질의 기준은 여전히 다르다'는 메시지를 구체적인 제품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130형 마이크로 RGB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백색 백라이트 대신 적·녹·청(RGB) LED를 각각 독립 제어하는 구조로, RGB LED 칩 크기를 100㎛ 이하로 줄여 색상과 밝기를 더욱 정밀하게 조절한다.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촘촘하게 제어해 명암 표현을 극대화하는 로컬 디밍 효과도 강화했다.
디자인 역시 프리미엄 전략의 핵심이다. '타임리스 프레임(Timeless Frame)' 디자인을 적용해 TV를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연출했고, '마이크로 RGB AI 엔진 프로'를 탑재해 장면 밝기와 콘텐츠 특성에 따라 색감과 디테일을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과 퍼플렉시티 등 AI 서비스와 연동되는 '비전 AI 컴패니언'도 공개했다.
LG전자는 9㎜대 두께의 무선 월페이퍼 TV 'LG 올레드 에보 W6'를 앞세웠다. 본체에 파워보드·메인보드·스피커를 모두 담아 초슬림 디자인을 구현했고, 세계 최초로 4K·165Hz 영상과 오디오를 손실·지연 없이 무선 전송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약 10m 반경에서도 지연 없는 전송이 가능하다.
LG 올레드 에보 W6는 77·83인치 두 가지 크기로 출시되며, 외부 기기를 연결하는 '제로 커넥트 박스'도 소형화해 설치 편의성을 높였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2026년형 올레드 에보 G6를 공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하이퍼 래디언트 컬러 기술과 3세대 알파11 AI 프로세서를 적용해 밝기와 색감을 끌어올렸고, 반사 억제 기술로 밝은 환경에서도 몰입도를 높였다.
LG전자는 OLED에서 축적한 색 제어 노하우를 바탕으로 마이크로 RGB 에보도 공개했지만, 블랙 표현력과 응답 속도, 디자인 측면에서 OLED의 경쟁력이 여전히 우위라는 판단 아래 OLED 중심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CES 2026 전시장은 더 이상 '추격자와 선도자'의 구도로 설명하기 어려운 공간이 됐다. 중국은 속도와 물량으로, 한국은 기술 깊이와 프리미엄 경험으로 맞서는 구도가 뚜렷해지면서 향후 TV 시장을 놓고 양국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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