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새해 경영전략 1순위 '비용 효율화', 투자 '자동화' 초점
[전망 2026]②기업 61% "효율화 우선"…CAPEX '자동화'에 초점
AI 필요성 공감하지만 도입 '글쎄'…공급망·수출 대응 역량 강화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기업들이 새해 경영전략으로 '비용 효율화'를 1순위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지출을 줄여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투자와 채용 계획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기업들은 생산·품질·현장직 중심의 선별 채용, 대규모 신증설보다 자동화를 통한 운영 최적화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든 기업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AI)은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실제 도입은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2일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비금융권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년 한국 주요 기업 경영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중점 추진 전략을 묻는 말에 '비용 효율화'가 6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해외 확대 17% △AI·DX(디지털전환) 9% △신사업 7% △ESG 강화 4% 순으로 이었다.
철강·조선업(80%), 건설·건축업(80%) 등 지난해 업황이 어려웠던 업종에서 비용 효율화 응답이 특히 높았다. 고금리·고환율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설비·인력 확충보다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판단이다.
이런 흐름은 한경협이 국내 매출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25일부터 12월 3일까지 실시한 기업 경영 환경 인식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이 조사에서 기업들은 '기존 사업 고도화'(34.4%)를 2026년 중점 경영전략으로 꼽았다.
설비투자(CAPEX) 전략에서는 '자동화'가 29%로 1위를 차지했다. 생산성 개선·원가절감·불량률 관리 등 효율성 제고 수단으로 자동화를 택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해외투자 20%, 연구개발(R&D) 10%, AI 인프라 8% 순으로 조사됐다.
산업별로는 자동차/자동차부품(42.9%), 석유화학/석유(57.1%) 등에서 '자동화' 비중이 높았다. 반면 기계(50%)와 철강/조선업(40%), 의료/바이오헬스(40%) 등은 해외 확장을 주요 설비투자 목표로 삼았다. 이미 해외 생산 거점을 갖춘 업계는 운영 효율을 택했고, 관세·무역 환경 변화에 노출된 조선·철강업은 해외 생산 거점 마련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투자 규모 전망은 '현 수준 유지'가 75%로 압도적이었다. '다소 확대'는 17%, '축소'는 8%로 나타났다. 비용 효율화 중심의 경영 전략과 방향성이 맞아떨어진다.
채용 우선순위 역시 경영 안정성 확보에 맞춰졌다. 올해 '인재 확보 계획' 질문에 △생산·품질·현장 38% △글로벌 영업 24% △R&D 16% △AI·데이터 13%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이런 선택 배경에는 올해 경영환경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안 좋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경영환경에 대해 50%가 '(전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고 '악화'라는 응답은 33%를 기록했다. 반면 '개선'은 17%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AI의 중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투자·도입은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설문에서 'AI 및 자동화 도입 계획'에 긍정 응답은 65%였다. 하지만 즉시 적용하는 '본격 도입'은 7%에 머물렀고, '시범 도입'은 16%로 제한적이었다. '검토·계획 단계'는 27%, '필요성은 인정하나 계획 없음' 15%로 조사됐다.
반면, '도입 계획 없음'은 35%로 나타났다. 필요성 인식(65%) 대비 실행 의지는 떨어지는 셈이다. 초기 투자 부담과 리스크를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 10곳 중 3곳은 글로벌 공급망 위험 수준이 높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음'이란 응답은 2%에 불과했다. '보통'이라는 응답이 68%로 가장 많았다. 미중 갈등 등 글로벌 주요 국가 간 견제가 격화하는 만큼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불안은 현재진행형으로 보인다.
공급망 위험 요인으로는 △환율 변동 36.7% △미국 관세 정책 28.2% △원자재·부품 수급 불안 11.2% 순으로 꼽혔다.
가장 주목하는 해외 시장은 '미국'(32%)이 1위였다. 한미 관세협상 이후 마스가(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MASGA) 프로젝트 등 한미 경제협력 확대, 미중 무역 갈등 속 한국의 반사이익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자동차·부품 50%, 철강·조선 60%, 기계 50% 등 관세 혜택 영향권 산업에서 미국 선호도가 두드러졌다. 이어 중국 24%, 동남아 15%, 유럽 10% 순이었다.
경영 추진을 위해 필요한 외부 파트너십에 대한 조사에서는 '공급망 협력'(34%), '해외 판매 파트너'(30%)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공급망 안정성과 수출 판로 확보가 올해 핵심 숙제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가격 정책은 '유지'가 67%로 가장 많았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판매 가격을 크게 조정하지 않고 경쟁력 방어에 나선다는 의미다. 다만 '세그먼트별 전략 선택'은 13%로, 전기전자·반도체(21.7%), 철강·조선(40%) 등 성장성이 큰 분야는 차별 가격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11일부터 16일까지 비금융권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통한 전화, 팩스, 이메일 설문조사를 병행해 진행했으며 100곳의 기업 임원들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9.29%, 응답률은 17.2%다.
pkb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