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90% 李 정부 규제 완화 "체감 못 해"…노사제도 개선 시급

[전망 2026]③"규제 정책 변화 無" 62%, "강화" 30%…"완화" 8%
노란봉투법·상법 개정에 '경제형벌 완화' 등 퇴색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실용주의'를 앞세운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지만 기업 10곳 중 6곳은 규제 완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10곳 중 3곳은 규제가 강화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90%는 규제 완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는 규제가 일부 완화됐지만 노란봉투법 시행이나 상법 개정 같은 강력한 규제가 신설되면서 규제 완화 체감도를 떨어트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임죄 폐지'에도 규제 완화 체감 못 해

2일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비금융권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년 한국 주요 기업 경영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부 출범 이후 체감하는 규제 정책 변화' 질문에 응답 기업 62%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규제가 강화했다'는 응답도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규제가 완화했다'는 답은 8%에 그쳤다. 기업 10곳 중 9곳 이상이 규제 완화를 느끼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국민주권 정부와 함께 실용적 시장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정부·여당은 지난해 9월 말 배임죄 폐지를 비롯한 110개 경제 형벌 규정을 정비하는 '1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한국경제인협회를 비롯한 경제단체들은 "과도한 형벌로 위축된 기업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2차로 331개 경제 형벌 체계를 추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이 추진되면서 기업들은 오히려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건설이나 자동차 등 노조 영향력이 큰 업종일수록 새 정부 들어 규제가 강화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건설·건축업의 경우 '규제 강화' 응답 비율이 80%로 가장 높았고, 자동차·자동차부품 업종이 42.9%로 뒤를 이었다.

지난달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매출액 5000억 원 이상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응답 기업 87%가 노란봉투법이 노사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99%는 노란봉투법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국회의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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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제도에 상법 개정, 법인세 인상 개선 필요"

'개선이 필요한 정책'을 묻는 말에도 '노란봉투법 등 노동노사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25.3%로 가장 높았다. 이외에는 '상법 등 기업지배구조 규제 강화'와 '법인세 인상 기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각각 21.4%로 뒤를 이었다. 세 차례에 걸친 여당의 상법 개정 추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사 충실의무 확대 및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담은 1·2차 상법 개정안을 각각 지난해 7월과 8월에 통과시킨 바 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도 이달 중에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전 구간에서 법인세율을 1%포인트(p)씩 인상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다.

이런 상법 개정 흐름이 기업 성장에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장사 3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상법 개정 영향 조사에서 응답 기업 76.7%는 기업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74.0%는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외 개선이 필요한 정책으로는 '주 4.5일제 도입'(20.8%), '플랫폼·대기업 규제 강화'(8.4%) 등이 꼽혔다.

필요한 지원책으로도 노란봉투법이나 법인세 인상 등 효과를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을 꼽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부에 기대하는 경제 정책' 질문에 응답 기업 20.2%는 세제 지원을 꼽았으며, 규제 완화와 노동·인력 제도 개선이 각 18.6%로 뒤를 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11일부터 16일까지 비금융권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통한 전화, 팩스, 이메일 설문조사를 병행해 진행했으며 100곳의 기업 임원들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9.29%p, 응답률은 17.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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