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獨 FBPS 배터리 공급계약 해지…3.9조원 상당(상보)

FBPS 배터리 사업 철수 파장…"수주잔고 감소 외 재무 타격 없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LG에너지솔루션 본사 2023.7.27/뉴스1 ⓒ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독일 프로이덴베르크 배터리파워시스템(FBPS)과 체결한 미국향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고 26일 공시했다. 해지 규모는 공급 완료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3조 9000억 원 상당이다.

FBPS가 배터리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함에 따라 상호 협의를 통해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월 FBPS와 총 27억 9500만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이미 납품이 완료된 물량은 1억 1000만 달러(약 1500억 원) 상당이다.

FBPS는 독일 프로이덴베르크 그룹을 모기업으로 둔 회사다. 2018년 북미 지역에서 배터리 팩과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판매하는 기업인 액설트 에너지(Xalt Energy)를 인수하며 출범했다. 이후 미국 미시간주(州) 미들랜드에 배터리 팩 조립을 위한 기가 팩토리를 운영해 왔다.

FBPS는 지난해 4월부터 2031년 12월까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팩으로 조립한 뒤 대형 버스, 전기트럭 등 북미 주요 상용차 업체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철수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지된 계약 물량인 3조 9000억 원은 2023년 연간 매출(33조 7455억 원)의 11.6% 수준이다. 그럼에도 수주 잔고 감소 이외의 재무적 타격은 거의 없다는 게 LG에너지솔루션의 설명이다. 통상 전용 라인을 구축해야 하는 수주 계약과 달리 이번 건은 기존 생산 라인에서 제작 가능한 '표준화된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이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용 설비 투자나 맞춤형 R&D 비용이 투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 해지에 따른 투자 손실이나 추가 비용 발생은 없다"며 "불확실한 고객사를 정리하고 더 탄탄한 수요처를 발굴해 나갈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