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코앞인데 K-조선·방산 '시큰둥'…수주 직결 전시회 집중 선회
회장 직접 챙기고 CEO 참관단 꾸리던 분위기 실종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였던 K-조선·방산 기업들이 올해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K-조선·방산 기업들은 CES에 적극 참여해 기술력을 알리는 동시에 기술 트렌드를 살펴왔다. CES는 글로벌 기술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전 세계 혁신 기업과 스타트업, 투자자, 정책 결정자가 대거 집결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는 2022년 CES에 처음으로 전시관을 꾸렸다. 조선사가 CES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었다. 특히 2024년에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비(非)가전 업계 인사로는 이례적으로 기조연설자로 나서 미래 조선과 로보틱스, 에너지 전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포스코그룹 또한 지난해 CES에선 포스텍과 공동전시관을 구성하고 벤처플랫폼을 통해 육성한 20개 회사의 기술과 제품을 전시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역시 올해 초 강구영 사장을 필두로 한 참관단을 파견해 인공지능(AI), 무인체계, 항공우주 기술 동향을 점검하며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그러나 올해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전시관을 꾸리는 기업이 사라졌고 대규모 참관단을 꾸리는 기업도 찾기 어렵다.
이처럼 CES 열기가 식은 것은 중후장대 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조선·방산 기업들은 당장 수주와 생산, 공급망 안정에 경영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후장대 기업들이 CES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미래 전략을 접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몇 년 전처럼 CES를 상징적 무대로 활용하던 시기는 지나고, 보다 실질적인 사업 성과와 직결되는 채널을 선택하는 흐름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선과 방산의 경우 기업간거래(B2B) 전시회나 전문 포럼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곳에서는 바로 수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부산 벡스코에선 세계 3대 조선·해양 박람회 중 하나인 '국제조선 및 해양 산업전(KORMARINE·코마린)'이, 서울공항 및 일산 킨텍스에선 역대 최대 규모의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아덱스)'가 각각 열렸다. 당시 코마린에서는 총 2800만 달러 상당의 계약이 성사됐고, 아덱스에서는 449억 달러 규모의 수주 상담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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