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호황'에 웃는 금호석화…'MDI' 8개월 만에 또 증설 지배력↑
석유화학 구조조정 칼바람 속 '나홀로 투자'…"세계 최대 캐파 구축"
美 LNG 수출 호황에 MDI 수요·가격도 '쑥'…그룹 캐시카우 '톡톡'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금호석유화학(011780)이 액화천연가스(LNG) 슈퍼사이클에 올라타 '나 홀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중동발(發) 공급 과잉과 저가 공세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거센 가운데, 발 빠른 스페셜티(고부가)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금호미쓰이화학은 지난 2일 주주총회에서 1400억 원을 투자해 폴리우레탄 핵심 원료인 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MDI) 생산능력(CAPA)을 10만톤 확대하는 '디보틀네킹' 투자안을 승인했다.
MDI는 LNG 운반선 보랭재로 쓰이는 단열재의 핵심 원료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이번 투자로 MDI 연산량을 기존 61만톤에서 71만톤으로 확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그룹 전체 포트폴리오에서도 페놀(금호피앤비화학·68만톤)을 제치고 3순위에 오르게 된다.
금호미쓰이화학이 MDI 투자에 속도를 내는 까닭은 'LNG 슈퍼사이클' 때문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LNG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찍자, 보랭재 핵심 원료인 MDI 생산량 확대에 속도를 높인 것이다. 실제 금호미쓰이화학은 지난 4월 20만톤 규모의 증설 공장을 준공한 지 8개월 만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11월 미국 LNG 수출량은 약 1090만톤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MDI 시장은 금호미쓰이화학을 비롯해 미국(2개사)·중국·독일(2개사) 등 6개 업체가 시장 공급의 90%를 점유하는 과점 구조다.
금호미쓰이화학은 MDI 연산량이 71만톤으로 늘면 약 2500억 원의 매출 증대와 제조원가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한다. 온용현 금호미쓰이화학 사장은 "이번 디보틀네킹 투자는 기존 설비를 최대한 활용해 투자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금호미쓰이화학의 MDI 집중 전략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공통 과제인 '스페셜티 전환'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이번 투자에 대해 "단순한 양적 확대가 아닌, 스페셜티 제품인 고성능 단열재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의 질적 고도화"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향(向) LNG 수출은 2030년까지 올해보다 75%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미국 천연가스(Henry Hub) 가격은 천연가스 열량 단위(mmbtu)당 5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MDI는 금호석유화학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될 전망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MDI 업황은 내년에 완연한 회복이 예상되고, 전방 LNG 보랭재용 수요 강세에 더해 증설이 제한적인 구간에 진입한다"며 "업황 개선과 동반한 금호미쓰이화학의 이익 상향은 곧 금호석유화학의 지분법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3년간 순이익이 영업이익을 상회하고 있다. 윤 연구원은 "내년 지분법이익 추정치를 상향함이 따라 순이익 추정치가 약 11% 증가했다"며 금호석유화학의 순이익이 영업이익을 웃도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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