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25년' 국민 평가 5.1점…계엄 딛고 '보통' 회복

2025년 나 자신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5점, 대한민국에 대한 만족도는 5.1점이었다. 개인 평가는 만족(48%)이 불만족(26%)보다 높았고, 국가 평가도 만족(43%)이 불만족(34%)을 앞섰다. 이미지=한국리서치 제공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25년 대한민국에 대한 우리 국민의 평가가 10점 만점에 5.1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3점에서 1.8점이나 상승한 수치로, 비상계엄 충격에서 벗어나 '보통'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반면 개인 만족도는 5.5점으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친밀한 지인 수는 4.1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지만, 인간관계 만족도는 오히려 상승했다. 한국리서치는 이러한 결과를 담은 '2025 연말결산 조사' 및 '2025 인간관계 인식 조사'를 공개했다.

2025년 대한민국에 대해 '좋았다(6~10점)'고 평가한 사람은 43%로, 지난해(15%)보다 28%포인트 증가했다. '좋지 않았다(0~4점)'는 응답은 34%로 지난해(68%)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작년인 2024년과 비교했을 때도 '더 좋은 한 해였다'는 평가는 37%, '더 나쁜 한 해였다'는 평가는 34%로 엇비슷했다.

1년 전 동일 시점에는 '더 좋은 한 해였다' 3%, '더 나쁜 한 해였다' 77%로 부정 평가가 압도적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직후 급락했던 국가 평가가 1년 만에 회복된 것이다.

다만 일부 영역에서는 여전히 불만족 의견이 우세했다. 정치 상황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이 53%로 가장 높았고, 국가 경제 상황 불만족도 51%에 달했다. 안보(32%), 외교(31%), 사회 안전과 치안(30%)에 대한 불만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난해 조사에서 정치 불만족이 90%, 경제 불만족이 78%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과반이 정치와 경제에 불만을 표시했다.

개인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5점으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만족한다(6~10점)'는 응답이 48%, '불만족한다(0~4점)'가 26%, '보통(5점)'이 26%였다. 영역별로는 인간관계(만족 37%, 불만족 18%)와 여가·휴식(만족 36%, 불만족 24%)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반면 가정 경제 상황(만족 19%, 불만족 40%)에서는 불만족이 더 많았다.

올 한 해 인간관계 만족도는 평균 6.4점으로 보통 이상이었다. 만족한다는 응답이 68%,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1%에 그쳤다.이미지=한국리서치 제공

사적으로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청할 수 있을 정도로 친밀하게 지내는 지인의 수는 평균 4.1명으로 지난해(5.7명)보다 1.6명 감소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22년 6.4명에서 3년 새 2.3명이 줄었다.

그러나 인간관계 만족도는 6.4점으로 지난해보다 상승했고, 만족한다는 응답도 68%로 7%포인트 늘었다. 지인 수가 줄어도 만족도는 높아진 것이다. 이는 관계의 양보다 질이 중요해졌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다만 10명 중 6명(63%)은 올해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은 관계는 직장동료(66%)와 직장 상사(65%)였고, 친구(53%), 자녀(51%), 부모님·형제자매(각 47%) 순이었다. 주된 원인은 '대화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54%)'와 '갈등 상황이 반복되는 피로감(47%)'이었다.

연말 송년회를 가졌거나 가질 예정인 사람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친구·지인·회사 동료와의 모임은 75%, 가족·친척과의 모임은 73%가 경험했거나 계획하고 있었다. 연말 해넘이를 봤거나 볼 예정인 사람은 43%였다.

한국리서치 이동한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가 평가가 3.3점까지 추락했으나, 1년이 지난 현재 5.1점으로 '보통' 수준을 회복했다. 다만 정치와 경제에 대한 불만족이 여전히 절반을 넘는 만큼, 완전한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친밀한 지인 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지만, 관계 만족도는 오히려 상승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현대인들이 넓은 관계보다 소수의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12월 5일~8일, 12월 19일~22일 실시한 웹조사 결과다.

표본은 지역·성별·연령별 비례할당추출 방식으로 구성했으며, 각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한국리서치 정기조사 '여론 속의 여론'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