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빈번한데 대기업 '정보보호' 투자·인력 비중 제자리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최근 대기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주요 기업의 최근 3년간 정보보호 부문 투자는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기술(IT) 부문 전체 투자 규모는 확대됐지만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거의 늘지 않았고, 전담 인력 비중도 제자리걸음이었다.

23일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87개 사를 대상으로 정보기술 부문 투자액과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 정보기술 부문 인력 및 정보보호 부문 인력 현황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최근 유출 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중심으로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87개 기업의 정보기술 부문 투자액은 2022년 16조 4667억 원에서 2024년 21조 6071억 원으로 3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보보호 부문 투자는 9602억 원에서 1조 2756억 원으로 32.8% 늘었지만, 정보기술 투자액 대비 비중으로는 5.8%에서 5.9%로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 정보기술 투자 확대 과정에서 정보보호 분야는 상대적으로 뒷순위로 밀린 셈이다.

정보보호 부문 전담 인력 역시 2022년 3044명에서 지난해 3723명으로 22.3% 증가했지만 정보기술 부문 전체 인력 대비 비중은 6.4%에서 6.7%로 0.3%포인트(p)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쿠팡, SK텔레콤, KT는 정보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지만, 정보보호 투자와 인력 증가는 이에 비례하지 않았다. 이에 정보기술 조직 내 정보보호 전담 인력 비중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의 경우 정보기술 부문 투자액이 2022년 9287억 원에서 2024년 1조 9171억 원으로 106.4% 증가해 두 배 이상 확대됐지만, 정보보호 관련 투자액은 같은 기간 639억 원에서 889억 원으로 39.2% 증가했다.

정보기술 부문 인력은 2290명에서 3077명으로 34.4% 늘어났지만 정보보호 전담은 168명에서 211명으로 26.2% 증가했다. 정보기술 인력 내 정보보호 전담 인력 비중은 7.3%에서 6.9%로 오히려 0.4%p 감소했다.

SK텔레콤은 정보보호 부문 투자 증가율이 정보기술 부문 투자 증가율을 웃돌았지만 인력 비중은 감소했다. SK텔레콤의 정보기술 투자액은 2022년 1조 4649억 원에서 2024년 1조 5432억 원으로 5.3% 증가했는데,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은 550억 원에서 652억 원으로 18.5% 늘었다. 하지만 인력의 경우 정보기술부 문이 2659명에서 3187명으로 19.9% 증가하는 동안 정보보호 전담은 197명에서 219명으로 11.0% 증가에 머물렀다. 그 결과 정보기술 부문 내에서 정보보호 전담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7.4%에서 6.9%로 0.5%p 떨어졌다.

KT 역시 정보보호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담 인력은 축소됐다. 정보기술 투자액이 2022년 1조 9162억 원에서 2024년 1조 9803억 원으로 3.5% 증가하는 사이 정보보호 투자액은 1035억 원에서 1250억 원으로 20.8% 늘었다. 그러나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303명에서 290명으로 감소했고, 정보기술 전체 인력 내 정보보호 인력 비중도 6.6%에서 4.6%로 2.0%p 하락했다.

정보보호 투자와 전담 인력 확대가 가장 두드러진 기업은 두나무였다. 두나무는 2022년 1357억 원에서 2024년 1543억 원으로 정보기술 투자액이 13.7% 증가하는 동안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은 87억 원에서 148억 원으로 70.2% 증가했다. 매출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도 0.85%로 집계돼 정보보호 투자액 상위 30개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정보보호 전담 인력도 13명에서 34명으로 늘어나며 정보기술 부문 내 비중이 5.2%에서 9.0%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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