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경쟁력 회복", 구광모 "기존방식 탈피"…같은날 혁신 주문
이재용, 차세대 반도체 연구단지 방문…"과감한 혁신·투자"
구광모 "혁신, 미래고객 필요한 가치 만들어내는 일"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나란히 과감한 혁신을 주문하고 나섰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혁신을 통해 근원적 경쟁력을 높여야만 생존과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먼저 이 회장은 22일 경기 용인 기흥과 화성 반도체 캠퍼스를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하면서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본원적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통상 대표이사 명의로 신년사를 내기 때문에 이 회장의 이번 사업장 방문은 사실상 새해 메시지의 성격을 띠고 있다.
고 이건희 선대 회장의 1983년 2월 도쿄선언 이후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기흥 캠퍼스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인 NRD-K도 조성되고 있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과거와 미래를 모두 품은 곳이다.
지난 2022년 착공을 시작한 NRD-K는 2030년까지 총 20조 원이 투자되며,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전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이 회장은 화성캠퍼스에서는 디지털 트윈 및 로봇 등을 적용한 제조 자동화 시스템 구축 현황과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현황을 점검했다. 또 HBM, 1c D램 등 최첨단 반도체 제품 사업화에 기여한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소통했다.
이 회장이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한 이유는 투자와 혁신을 통한 기술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경쟁사 대비 지연된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과 공급 등으로 한때 위기론이 불거졌지만, 하반기 들어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공급처에 HBM 공급을 확대하면서 실적이 극적으로 개선됐다.
특히 차세대 HBM인 HBM4의 경우 경쟁사 대비 한 세대 앞선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활용해 만들어 HBM 경쟁을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내년에는 삼성전자의 HBM 판매량이 올해 대비 2.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증권가에서는 내년 영업이익이 100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모든 사업이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고, 기술 수준이 곧 사업의 성공을 좌우하는 만큼 이 회장이 직접 사업장을 찾아 혁신과 기술 경쟁력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이날 국내외 LG 구성원에게 이메일로 보낸 영상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에서는 지금까지의 성공 방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기술의 패러다임과 경쟁의 룰은 바뀌고 고객의 기대는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성공 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며 "혁신은 오늘의 고객 삶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미래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올해 3월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주문하면서 계열사별로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와 진입장벽 구축을 우선순위에 두고 투자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쟁사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곧 수익으로 직결된다는 인식이다.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의 경우도 오랜 기간 축적된 냉난방공조(HVAC)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공조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사업도 오랜 투자와 기술 연구·개발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작성하며 캐시카우로 성장했다.
구 회장은 "지금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에 서 있으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자 기회"라며 "10년 후 고객을 미소 짓게 할 가치를 선택하고 여기에 우리의 오늘을 온전히 집중하는 혁신이야말로 LG가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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