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비명에 보호자 발 동동…6개월 괴롭힌 증상, CT로 원인 밝혀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 반려견 부신 종양 증례

부신 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반려견(동물병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12살 시추(시츄) '월드(가명)'는 약 6개월 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 5~6번 이상 짧은 경련이 반복되다 내원 전날에는 비명까지 동반된 발작이 수시로 나타났다. 이미 지역 동물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았지만 뚜렷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보호자는 서울 목동 24시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를 찾았다.

22일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대표원장 차진원)에 따르면, 월드는 내원 당시 기본 검사에서 신부전 의심 소견이 먼저 발견됐다. 다시 진행한 초음파에서는 부신 종양이 의심됐다. 치료를 총괄한 김동현 원장은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CT(컴퓨터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연이어 진행했다. 그 결과 우측 부신에서 약 2.41×2.22×2.68㎝ 크기의 종괴가 명확히 확인되면서 외과적 치료 방향이 결정됐다.

다만 수술 준비 과정에서 혈액 수치 모니터링 중 빈혈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먼저 수혈을 시행해 상태를 안정시킨 뒤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은 큰 합병증 없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이후 조직검사 결과는 다행스럽게도 '골수지방종(양성 종양)'으로 확정됐다. 현재 월드는 초기부터 동반돼 있던 신부전 관리와 함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이어가며 안정적으로 회복하고 있다.

보호자가 가장 우려했던 극심한 경련과 비명이 종양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김 원장은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부신의 양성 종양만으로 이 정도의 신경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이번 환자(환견)의 경우는 신부전으로 인한 전신 컨디션 악화 가능성이 더 크고, 보호자가 떨림을 경련으로 인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부신 종양이 있을 때 보호자가 참고할 수 있는 신호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 호소, 안구 충혈, 과도한 흥분, 과호흡, 비정상적인 체온 상승 등이 있다. 특히 악성 종양일 경우 전이가 빠르고 예후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김동현 원장은 "부신 종양이 확인됐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이 정답인 것은 아니다"라며 "종양의 형태와 혈관 침습 가능성,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위험 신호가 보일 경우에는 빠르고 적절한 대처가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례는 정밀한 진단과 신속한 외과적 처치, 체계적인 사전·사후 관리가 맞물리며 좋은 결과로 이어진 사례"라며 "앞으로도 고난도 내과·외과 환자에 대해 과학적이고 안전한 치료 기준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해피펫]

김동현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 원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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