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美·中·EU 탄소중립 힘 빼는데"…NDC 속도조절 요청(종합)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줄이고 70% 전동화…달성 쉽지 않아"
"석유산업 지원 정책 , 사각지대 놓이지 않길…AI가 핵심 동력"
- 최동현 기자, 나혜윤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나혜윤 기자 = 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16일 "과도한 전동화 의존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 탄소중립 연료 등의 대체연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현실적인 지혜가 필요하다"며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의 속도 조절을 요청했다.
박 회장은 이날 산업통상부·대한석유협회·에너지경제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2025 석유 콘퍼런스'에서 "중국, 미국 등 최대 탄소배출국이 탄소중립 정책에 미온적이거나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고, 유럽연합(EU)도 경제적 현실과 산업 경쟁력을 이유로 정책을 완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최근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내용의 2035 NDC 목표를 확정했다.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대 62.8% 줄이고, 신차 판매의 70% 이상을 전기차 혹은 수소차로 전환해야 한다. 이같은 정부의 목표치는 현실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주요국의 추세와도 맞지 않다는 게 박 회장의 지적이다.
박 회장은 국내 정유 사업이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 심화 △디지털 혁신 △에너지 대전환 가속화 '삼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그간 탄소중립 대응에 따라 석유와 가스 부문에 대한 투자는 지속해서 축소돼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가격이 급등하는 공급망 리스크의 상시화가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9월 정부 조직 개편으로 전통 자원인 석유와 가스 부문을 제외한 에너지 부문이 모두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됐다"면서 "정부 거버넌스의 변화로 석유 산업이 정책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까하는 우려도 있다"고도 짚었다.
박 회장은 인공지능(AI) 전환이 석유 산업의 전략적 전환을 주도할 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AI는 석유 산업에 있어 전략적 전환을 가속할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AI 기술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친환경 공정의 전환을 이끄는 미래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국내 석유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정책 제언과 제조 AI 확산, 하이브리드 및 재생합성연료(E-Fuel) 등 대체연료 병행을 통한 'NDC 연착륙 방안' 등이 논의 됐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실장은 "석유 수요는 2035년까지도 현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석유 생산 투자가 10년째 정체되는 등 공급 여건은 약화하고 있다"면서 "국내 석유정책은 공급 안정성 확보에도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글로벌 정유사들이 AI로 효율을 개선하여 비용을 줄이고 있는 만큼, 국내 정유사들도 공정 데이터를 통합·표준화해 AI 활용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배충식 카이스트 교수는 "2035 NDC 달성을 위해 전기차 보급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E-Fuel 등 다양한 동력원을 활용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표 후에는 단국대 조홍종 교수 사회로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이 진행됐으며 석유 유통질서 확립 유공자 10명에 대한 장관 표창도 이뤄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주요국의 정제설비 증설 등에 맞서 정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고,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까지 더해져 석유 산업은 어느 때보다 치밀한 대응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제조 AI 도입 확산 △설비 효율화 투자 지원 확대 △친환경 원료 활용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을 집중 추진해 나갈 계획으로, 민간에서도 선제적 투자 및 신기술 도입 등에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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