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벤츠에 2조 원대 배터리 공급…中 저가 공세 뚫었다(종합)

중저가형 배터리 전망…벤츠와 4번째 대형 계약

LG는 메르세데스-벤츠 최고 경영진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LG의 자동차 부품 사업 역량을 결집한 ‘원(One) LG’ 솔루션 협업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 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컬삿 카르탈 센터장(왼쪽), 메르세데스-벤츠 이다 볼프 기업본부 총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 CEO, 메르세데스-벤츠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LG전자 조주완 CEO, LG디스플레이 정철동 CEO,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CEO, LG이노텍 문혁수 CEO가 미팅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3/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메르세데스-벤츠에 2조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와 2조6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25조6196억원)의 8%에 달하는 규모다. 판매·공급 지역은 북미와 유럽으로, 계약 기간은 2028년 3월 1일부터 2035년 6월 30일까지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계약 금액 및 계약 기간 등의 조건은 추후 고객과의 협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며 "고객사와 협의에 따라 공시 내용 외 추가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지난해와 올해 총 3차례 벤츠와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추가 계약으로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LG에너지솔루션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와 지난해와 올해 약 150GWh 규모의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발표했다. 당시 구체적 공급 제품 및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선 46시리즈 기술력으로 CATL, 파라시스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 경쟁을 극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달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의 LG그룹 방문 또한 양사 간 두터워지는 파트너십을 방증하고 있다. 당시 칼레니우스 회장은 "LG와 함께 메르세데스-벤츠는 혁신, 품질, 그리고 지속 가능한 기반으로 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갈 차량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배터리 공급 계약을 두고 '중저가형 전기차 모델'에 탑재되는 배터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양사가 맺은 3건의 대규모 공급계약이 모두 고성능 하이앤드급에 들어가는 원통형 46시리즈였다.

지난 9월 메르세데스-벤츠는 27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40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하겠다는 대규모 전동화 전략 발표했다. 이를 위해서는 프리미엄급 모델부터 엔트리급 모델에 이르는 다양한 세그먼트에 들어갈 배터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하이앤드 고성능 모델에 원통형 46시리즈, 표준형과 중저가형 모델에 고전압 Mid-Ni 파우치형 배터리, LFP배터리 등의 제품 포트폴리오와 현지 생산능력을 앞세워 다양한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중국 업체가 장악해 가던 유럽 및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잃었던 점유율을 되찾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벤츠' 공략에 성공한 만큼 앞으로 유럽 및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