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사장 교체' 승부수 신임 CEO에 류재철 사장…조주완 용퇴
1967년생 기술형 사업가…LG전자 재직 기간 절반 연구개발 종사
LG전자 생활가전 글로벌 성장 공로 인정…AX 적극적으로 추진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LG전자(066570)가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조주완 CEO가 용퇴하고 LG전자 HS사업본부장으로 생활가전을 이끌어 온 류재철 사장이 신임 CEO에 선임됐다.
LG전자는 27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2026년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LG전자를 새로 이끌게 된 류재철 사장은 사내의 대표적인 기술형 사업가로 통한다. 1967년생인 류 사장은 부산 동아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 MBA(석사)를 졸업했다.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로 입사한 후 재직 기간의 절반가량을 가전 연구개발에 종사했다.
지난 2021년부터는 LG전자의 주력사업이자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H&A사업본부장을 맡아 LG 생활가전을 단일 브랜드 기준 명실상부 글로벌 1등 지위에 올려놓은 공로를 인정받아 CEO에 선임됐다.
특히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LG 생활가전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고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데 기여했다. 레드오션으로 평가받는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류 사장이 H&A사업본부장을 맡은 지난 3년간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의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7%에 달한다.
류 사장의 경영철학은 '문제 드러내기'와 '강한 실행력'이다. 거시적 관점에서 사업의 본질적 격차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철저한 자기인식이 필수적이라는 신념도 갖고 있다.
이에 류 사장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인지하는 것에서 모든 해결을 시작한다고 한다. 실제 올해 HS사업본부는 국내외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문제 드러내기 콘테스트'도 진행했다. 일방적 지시가 아닌 실무자의 시각에서 개선이 필요한 요소를 발굴해 혁신하자는 취지다.
류 사장은 또 매년 말 사업본부 소속 리더 수백 명을 불러 리더십 워크숍인 'GIB 행사'를 주관, 조직의 강한 실행력을 주문하고 직접 독려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류 사장은 '퍼스트 무버' 전략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스타일이다. 구매 후에도 지속적인 기능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UP가전(업 가전)' 패러다임이나, 가전에 서비스를 결합해 차별적 가치를 제시하는 가전구독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올해 들어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대응해 세계 각지 생산 네트워크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스윙생산체제'를 앞세워 사업 영향을 최소화한 점도 사업 환경 변화를 감지해 성공적으로 대응한 사례로 거론된다.
류 사장은 품질(Quality), 원가경쟁력(Cost), 개발속도(Delivery) 등 가전사업의 핵심 경쟁력을 인공지능(AI) 활용으로 혁신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전환)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류 사장의 그간 행보를 볼 때 LG전자의 AX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류 사장은 생활가전 R&D 직군에 오픈AI의 기업용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기반으로 하는 추론형 AI를 사내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4년간 LG전자를 이끌던 조주완 사장은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했다. LG전자는 "조 사장은 재임 기간 질적 성장 영역을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하며 LG전자 미래 성장의 기반을 닦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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