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협회 "제주항공 참사, 음성기록 공개 신중을…여론재판 우려"
항철위 내달 참사 공청회 개최…FDR·CVR 자료 유튜브 생중계
협회 "맥락 의존적인 정보 많아…발췌 시 여론재판 재료 될것"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한국민간조종사협회(ALPA-K)가 제주항공 참사 당시 상황이 담긴 비행기록장치(FDR) 및 조종석 음성기록장치(VCR) 자료 공개에 대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자료가 공개될 경우 원인 규명보다는 '여론 재판'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조사위원회(이하 항철위)는 내달 제주항공 참사 공청회를 열고 이들 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민간조종사협회(ALPA-K)는 26일 입장문을 통해 사고 내용이 보고서로 정리되기 전 FDR·CVR 자료 일부가 대중에게 먼저 공개되면 원인 규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항철위에 신중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협회는 "FDR과 CVR은 사고의 원인을 밝혀낼 핵심 자료이지만, 동시에 맥락 의존적인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며 "사고의 기술적 맥락이 보고서 형태로 정리되기 이전 단계에서 FDR·CVR의 일부 내용을 대중에게 공개하면 발췌 문구나 음성 일부가 과도하게 단순화·감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별 조종사나 특정 주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부각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 객관적인 사고 원인 규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프랑스 민간항공안전조사국(BEA) 등 주요국 항공사고 조사 기관들도 FDR·CVR 자료 공개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철위를 상대로 △FDR·CVR 원시 자료 및 상세 대화 내용은 비공개 원칙을 유지하고 △공청회에서는 조사 경과 및 안전 대책 중심의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FDR·CVR 활용은 최종 보고서에서 맥락 있는 공개로 한정할 것을 제안했다.
항철위는 지난해 12월 29일 전남 무안공항 활주로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7C2216편) 사고와 관련해 내달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서울 종로 글로벌센터에서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항철위는 △조류 충돌 △방위각 시설 △기체·엔진 △운항(조종사 판단 및 비행경로) 등 네 가지 핵심 쟁점에 대한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와 기술적 분석 내용을 소개한다. 사고 당시 FDR·CVR 자료도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공청회 전 과정은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된다. 항철위는 "사고 조사와 직접 관련된 핵심 근거들을 최대한 제시해 연말 공표 예정인 중간 보고서의 신뢰성과 완결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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