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에 한글트럭까지' 광고회사가 이런 거까지?…BTL 뜬다
'대세' 디지털 정체…팝업스토어·이벤트 등 비매체광고만 성장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 롯데그룹이 올 4~5월 진행했던 '포켓몬타운 2025 위드 롯데'에 누적 120만 명의 관람객이 몰리며 대박을 쳤다. 롯데월드몰 내부와 뒷마당에 쏟아지듯 연출된 100여 마리의 메타몽과 한정판 굿즈, 석촌호수에 등장한 초대형 라프라스 벌룬을 구경하려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른바 '메타몽 팝업 부스'를 기획·연출한 곳은 롯데그룹 계열의 종합광고사인 대홍기획이었다.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와 미디어플랫폼의 대중화로 '디지털 광고'가 주류로 부상했지만, 오감(五感)을 만족할 수 있는 '경험 마케팅' 수요도 꾸준히 늘면서 광고사들의 이색 마케팅 시도도 증가하는 추세다.
20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의 올 3분기 기준 매출액 대비 비매체광고(BTL) 사업 비중은 13%로 2023년(11%) 대비 2%포인트(p) 증가했다. 주력인 디지털광고 비중이 3년째 54%를 유지 중이고, 전통광고매체(ATL)는 같은 기간 17%에서 15%로 비중이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BTL 사업만 성장한 셈이다.
BTL은 팝업스토어, 공연·전시, 이벤트, 박람회 등 오프라인 광고의 총칭으로 이해하면 쉽다. '디지털광고'가 업계 공통의 주력 사업으로 부상한 점에 비춰보면 BTL의 약진은 다소 의외다. 이노션·대홍기획·HS애드(HSAD) 등 타 광고사도 BTL 비중이 모두 증가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BTL이 뜬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연관이 깊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 활동이 사실상 막히면서 쌓인 '경험 욕구'가 엔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BTL 사업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 BTL을 '경험 마케팅'으로 부르는 이유다.
BTL 사례는 팝업 스토어, 전시·공연부터 유명 게임 아이템 실사화까지 무궁무진하다. 웹소설 원작의 인기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에 등장하는 각종 무기를 포스코의 고급강으로 실사화해 인기를 끌었다. 포스코의 브랜드와 기술력 홍보는 덤이었다.
해외 수요도 높다. 제일기획이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미국 주요 대학교에 설치한 '한글트럭'은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가 만든 '한글 큐브'로 트럭 외관을 꾸며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렸다. 한글트럭을 보기 위해 찾은 관람객은 일평균 1247명에 달했다.
BTL과 디지털을 합친 통합마케팅도 등장하고 있다. 이노션은 지난 14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서 "최근 ATL과 BTL을 동시에 진행하는 통합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제일기획 소속 한 광고 전문가는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이 보이는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과 현실 세계가 융합되는 '피지털'(피지컬+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소비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장기적 소비 패턴으로 정착됐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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