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 0.82%' 대기업 임원 승진, 하늘의 별따기…작년보다 문턱 높아졌다
100대 기업 임원 1명 대비 직원수, 작년 119명→올해 122.5명
임원 규모 최다 삼성전자…KB금융, 임원 승진 확률 16.2% '최대'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국내 100대 기업에 다니는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은 고작 0.8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작년(0.84%)보다 임원 승진 문턱이 더욱더 높아졌다. 100대 기업 중 증권업은 타업종 대비 임원에 오를 가능성이 비교적 높았지만 유통업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1일 발표한 '2025년 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6만 1076명으로 작년(84만 9406명) 대비 1만 1670명(1.4%↑) 늘었지만 미등기임원은 같은 기간 7135명에서 7028명으로 감소했다. 직원은 늘고 임원 자리는 줄다 보니 올해 100대 기업 임원 1명 당 직원 수는 122.5대 1 수준이었다.
2011년 100대 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0.95% 정도였는데 2021년 0.76%까지 하락했고 2022년 0.82%로 상승한 후 0.8%대 수준이 계속되고 있다.
업종별, 기업별로 임원 승진 가능성은 달랐다. KB금융은 전체 직원이 142명인데 미등기임원이 23명으로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6.2명이었다. 지주사의 특성상 계열사 등에서 임원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직원이 임원으로 진출할 수 있는 산술적 확률도 16.2% 정도로 높았다.
현대코퍼레이션도 직원 13.4명(7.45%)당 임원 1명 수준으로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원 비율이 높았다. 키움증권(20.2명, 4.95%), LX인터내셔널(21.2명, 4.72%), SK가스(25.3명, 3.96%), 미래에셋증권(25.4명, 3.93%), 미래에셋생명(26.2명, 3.81%), 삼천리(28.1명, 3.56%) 순으로 직원 30명 미만 당 임원 1명 수준으로 조사됐다.
미등기임원이 10명 이상인 기업 중에선 '기업은행'이 임원에 오를 가능성이 낮은 편에 속했다. 기업은행의 올 상반기 전체 직원은 1만 3532명인데 미등기임원은 12명으로 직원 1127.7명당 임원 1명꼴이었다. 일반 행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오를 수 있는 산술적 가능성은 0.09% 수준이었다.
이마트도 전체 직원은 2만 3660명인데 미등기임원은 31명으로, 직원 763.2명 당 임원 1명꼴로 산술적인 임원 승진 확률은 0.13% 정도였다. 이외에 삼성중공업(316.9명), LG디스플레이(313.2명)도 300명이 넘는 직원 중 1명 정도만 임원 반열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도 임원 한 명당 관리하는 직원 수가 큰 편차를 보였다. 증권업종은 올해 직원 38.9명당 1명꼴로 임원 자리에 비교적 많이 올라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무역(53.7명), 보험(75.8명), 석유화학(76.1명), 식품(97.3명), 건설(98.1명) 업종도 직원 규모 대비 임원 비중이 높았다.
반면, 유통 분야는 직원 330.5명당 한 명 정도만 임원 명패를 단 것으로 집계됐다. 에너지(188.2명), 조선중공업(166.2명), 자동차(147.1명), 운송(140.3명), 전자(136.6명), 금속철강(114.7명), 정보통신(102.5명) 업종 등은 산술적인 임원 승진 경쟁률이 100대 1 수준을 넘었다.
4대 기업의 경우 미등기임원이 많은 순으로 볼 때 삼성전자의 임원 1인당 직원 수는 지난해 110.3명에서 올해 117명으로, 현대자동차는 143명에서 151.6명으로, LG전자는 116.1명에서 116.2명으로, SK하이닉스는 163.9명에서 165.6명으로 증가했다. 주요 4대 기업 모두 올해 임원으로 진입하는 문턱이 지난해 대비 모두 소폭 높아진 것이다.
100대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 숫자가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의 올해 미등기임원은 1107명으로 사내이사 3명까지 합치면 전체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1110명이었다.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 확률은 지난 2014년 1.24%에서 올해는 0.85%로 떨어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대기업 임원의 평균 재임 기간은 2년 남짓에 불과하고 시간이 갈수록 세대교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드라마 속 김낙수 부장을 50대 중반 직장인으로 가정하면, 실제 현실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더라도 3년 내 퇴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정년 65세 연장이 현실로 이어지면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과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임원 자리를 지금보다 더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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