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전력 가격 매년 물가보다 0.8%p 추가 상승" 대책 시급

대한상의, 전력수요 증가·전력산업 생산성 향상 효과 분석 보고서
전력산업 생산성 1% 개선되면…전력 가격, 물가 대비 0.6%p 하락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대한상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17/뉴스1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전력 공급 능력이 확충되지 않는다면 전력 가격이 일반 물가 대비 약 0.8%포인트(p) 추가 상승하고 국내총생산(GDP)는 0.01%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3년간 물가상승률이 3.6%인 것을 감안하면 전력 가격 상승률은 4%를 넘게 돼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확산 등으로 전력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전력 요금이 첨단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12일 발표한 '전력수요 증가와 전력산업 생산성 향상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5년간 전기요금 급등으로 산업계의 전력비 부담이 많이 늘어나면서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수익성과 수출경쟁력에 악영향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력소비는 2010년 이후 연평균 약 1.7% 증가했다. 또 정부가 3월 발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대까지 매년 약 2% 수준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능력이 충분히 확대되지 못하면 전력수요가 2% 늘어날 때 전력 가격은 일반 물가 대비 약 0.8%p 추가 상승하고 GDP는 0.01% 감소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2022년 5.1%로 급상승한 후 2023년 3.6%, 지난해 2.3%를 기록했다. 최근 3년 평균은 3.67%에 이른다.

또한 전력 가격 상승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력 집약적 첨단산업의 생산액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경원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제조원가에서 전력비의 비중이 높고 다른 에너지원으로의 대체가 어려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력 집약 산업은 생산비 부담이 급격히 커져 생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SGI는 전력산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면 전력 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경제 전반의 산출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전력 공급 여건이 동일한 상태에서 전력수요가 늘면 수요 증가에 따른 균형가격이 상승하지만 전력산업의 총요소생산성(TFP)이 향상되면 동일한 인력·설비·연료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단위 생산비용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전력산업의 생산성이 1% 개선될 경우 전력 가격은 일반 물가 대비 0.6%p 하락하고 GDP는 0.0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력 가격 상승으로 타격을 입었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산출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SGI는 전력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 과제로 수요자 중심 전력거래 방식 확립, 전력산업 전주기 기술혁신, 에너지·디지털 융합형 전문 인력양성 등을 제시했다.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APEC 등을 계기로 AI 기반 경제 재도약을 위한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AI 기반 성장에 필수적인 에너지공급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해 기업들의 전력비용 부담이 완화되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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