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시마·요나고·나가사키…LCC '돈 되는' 日 소도시 하늘길 확장

이스타항공, 이달 가고시마 취항…에어서울, 내달 요나고 증편
LCC, 수요둔화·공급과잉 '골머리'…수요 견조한 日 여행 세분화

이스타항공이 11월 21일부로 신규 취항하는 일본 가고시마의 풍경. (자료사진.이스타항공 제공). 2025.10.15.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본 소도시 하늘길을 확장하고 있다. 여객 수요 둔화로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신규 수요를 진작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여객 수요가 꾸준한 점도 LCC들이 일본 소도시에 눈을 돌린 배경이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오는 21일부터 인천-가고시마 노선에 주 7회(매일)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 일본 규슈 최남단에 위치한 가고시마는 기후가 온화해 연중 골프 여행이 가능하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취항한 인천-도쿠시마 노선이 연간 평균 탑승률 80%를 보이자, 일본 소도시에 추가로 항공편을 띄웠다.

에어서울은 오는 12월부터 인천-요나고 노선의 운항편을 기존 주 4회(일·월·수·금요일)에서 주 7회(매일) 일정으로 증편한다. 에어서울이 단독 운항하는 요나고는 돗토리 사구와 온천이 유명하다. 에어부산(298690)은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지난 10월 한 달간 운항했던 부산-나가사키 부정기 노선을 주 3회(화·금·일요일) 일정으로 추가 운항한다.

앞서 올해 상반기에도 일본 소도시 취항이 잇달았다. 진에어(272450)는 지난 4월 인천-이시가키지마에 국내 항공사 최초로 취항했다. 앞서 지난해 5월 취항해 단독 운항 중인 인천-미야코지마 노선이 에메랄드빛 바다 휴양지로 인기를 끌자 같은 오키나와현 소재 바다 휴양지인 이시가키지마에 추가로 항공편을 띄운 것이다. 제주항공(089590)은 지난 6월 인천-하코다테 노선에서 단독 운항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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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LCC 탑승객수 전년比 0.3%↑…韓日 오간 탑승객 6.0%↑ '견조'

LCC들이 도쿄·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 등 일본 대도시를 넘어 인구 50만 명 미만의 소도시로 하늘길을 확장한 건 좌석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LCC 8곳의 공급 좌석 수는 2137만여 석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탑승객 수는 1835만 2260여 명으로 불과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3분기 LCC 8곳의 공급 좌석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9.6% 늘어났고, 같은 기간 탑승객 수도 8.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좌석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실정이다. 이는 상장 LCC 4곳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각 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제주항공(-130억 원) △티웨이항공(091810·-219억 원) △진에어(-225억 원) △에어부산(150억 원)으로 에어부산을 제외하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에어부산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60% 급감한 수준이다.

반면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여객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공항을 이용해 일본을 오간 탑승객 수는 651만여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전체 국제선 탑승객 수 증가율이 5.0%였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일본 여행 수요는 꾸준히 회복했다"면서 "주요 대도시는 최근 3년간 가본 여행객들이 많은 만큼 이제는 소도시를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화 가치 하락으로 해외여행 부담이 증가했지만 엔화 가치 역시 낮은 수준을 보이는 점도 일본을 대표적인 '가성비' 관광지로 만들고 있다. 특히 소도시의 경우 단독 운항하는 경우가 많아 항공사 입장에서도 시장 개척에 성공할 경우 그 과실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최근 2년간 LCC들이 신규 취항하거나 증편한 인구 50만 명 미만의 일본 소도시 노선 7곳 중 단독 운항 지역은 5곳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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