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국민연금 신뢰 못해"…10명중 7명 "보험료 부담"

경총 인식조사…연령 낮을수록 신뢰도 낮아
"요율 인상 부정적" 70%…"소득대체율 우려" 80%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의 모습. 2025.3.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민 절반 이상은 국민연금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7명은 현재 소득 대비 국민연금 보험료가 부담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수개혁으로 인한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선 10명 중 7명이, 소득대체율 인상에 대해선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20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국민연금 현안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5.7%는 국민연금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44.3%였다.

연령이 낮을수록 국민연금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69.2%), 30대(74.7%), 40대(57.4%)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많았고, 50대(55.8%)와 60대 이상(62.9%)은 신뢰한다는 응답률이 더 높았다.

가입유형별로는 사업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에게서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각각 57.8%, 51.8%로 과반을 차지한 반면, 자발적 가입 의사가 높은 임의(계속)가입자에서는 신뢰한다는 응답이 56.1%를 차지했다.

현재 소득 대비 연금보험료가 '부담된다'는 응답은 69.7%로 집계됐다. '보통이다'는 응답은 25.6%, '부담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4.7%였다.

가입유형별로 볼 때 연금보험료가 부담된다는 응답은 보험료 절반을 사용자가 분담하는 사업장가입자(72.9%)가 보험료 전액을 홀로 부담하는 지역가입자(62.2%)보다 더 높았다.

보험료 분담 여부와 별개로 지역가입자의 신고 소득과 그에 따른 보험료 수준 자체가 사업장가입자에 비해 크게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 1인당 월평균 보험료는 지역가입자가 7만 9886원, 사업장가입자가 30만 6985원이다.

지난 4월 국민연금법 개정에 따른 보험료율 모수개혁에 대해선 응답자 73.4%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19.7%에 불과했다. 해당 개혁은 현행 9%인 보험료율을 2026년부터 매년 0.5%p씩 올려 13%로 높이는 게 골자다.

모수개혁을 통해선 현행 40%인 소득대체율도 내년부터 43%로 높아지는데 이에 대해선 '우려된다'는 응답이 82.5%로 높았다. '우려되지 않는다'는 답은 17.5%에 불과했다.

경총은 "재정 안정화 장치가 빠진 채 연금 급여 수준만 높인 모수개혁으로 기금고갈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한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향해야 할 국민연금제도 개선의 최우선 원칙에 대해선 응답자의 30.7%가 '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꼽았다. '세대 간 공정성 확보'(27.6%)와 '충분한 노후소득 보장'(18.4%)은 그 뒤를 이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연금개혁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 신뢰가 우선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무조건적인 소득대체율 인상보다 '낸 만큼 돌려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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