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삼성전자·SK하닉, 내년 HBM 치열한 경쟁 예고
HBM4 샘플 출하·양산 준비 완료…'1위 사수'SK·'추격' 삼성 격돌
내년 HBM4 시장, 마이크론까지 3파전 전망…'가격 경쟁'도 변수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3분기 실적에서 나란히 호실적을 거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여기에 미국의 마이크론도 HBM 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실상 SK하이닉스 독점체제였던 시장은 3파전이 될 전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HBM 시장이 재편되는 만큼 어떤 회사가 가장 먼저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HBM4 샘플을 출하하고 양산 준비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HBM 시장을 선도했던 만큼 지난달 12일 HBM4 개발 완료를 발표하며 가장 먼저 양산 준비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이미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과반을 장악한 1등 업체다.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HBM4 샘플을 출하한 데 이어 6개월 만에 양산 준비까지 끝내면서, 마지막 관문인 고객사 퀄 테스트에서도 SK하이닉스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진행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도 "당사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설계능력과 공급사 노하우를 통해 차세대 HBM 제품에서도 고객의 요구조건에 맞는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며 지위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도 서둘러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며 이를 중심으로 내년부터는 판 뒤집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시장 판도를 뒤집을 목표로 경쟁사보다 한 단계 더 미세한 공정인 1c D램(6세대 10나노급)으로 HBM4를 개발하며 '한 방'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진행한 3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샘플을 이미 주요 고객사에 출하했다"며 "HBM4는 전 세대 대비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크게 개선했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을 공식화하며 "이미 공급 중인 메모리 제품뿐만 아니라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대폭 향상한 HBM4 공급을 엔비디아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히며 기대감을 높였다.
내년도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더해 미국의 마이크론까지 합세한 3파전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체 간 가격 경쟁도 시장 판도를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의 HBM4 가격이 전작보다 70% 비쌀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비록 선단 공정인 1c D램으로 HBM4를 양산하더라도, 엔비디아 공급망에 조기 진입하기 위해 SK하이닉스보다 낮은 단가를 제시하면 '가격 전쟁'이 불붙을 수 있다.
실제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 7월 분석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진입과 마이크론의 생산능력 확대를 전제로 "공급사 경쟁 심화로 내년 HBM 가격이 10% 떨어지고, 가격 결정권이 제조사에서 엔비디아 같은 고객사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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