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26만장' 선물 보따리 젠슨 황 "한국 AI생태계 구축할 것"(종합)

(경주=뉴스1) 박기호 양새롬 박기범 기자 = 15년 만에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31일 대한민국의 인공지능(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면서 "한국은 AI 주권국가, AI 프런티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AI 글로벌 3강을 위한 선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을 준비한 황 CEO는 우리나라 정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 등과의 AI 동맹을 통해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황 CEO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포럼인 '2025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Summit(서밋) 특별 연설을 통해 "한국은 소프트웨어, 제조, AI 역량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CEO는 특별 연설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AI 생태계 전반의 혁신 방안을 논의했고 우리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에 각각 5만장, 네이버클라우드에는 6만장의 GPU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GPU는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으로 엔비디아가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황 CEO는 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우리 정부의 AI 정책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황 CEO는 "전 세계적으로 (AI에) 반드시 필요한 소프트웨어, 제조 역량 등 핵심 기술을 가진 나라가 몇이나 되겠느냐"면서 "로봇이 로봇을 조작하고 물건을 생산하는 것이 바로 AI의 미래로 한국에 막대한 영향과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

황 CEO는 "저희는 한국의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AI 혜택을 누리게 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 교육기관, 연구기관도 함께 할 것이고 여러분은 제가 걸어간 여정의 파트너로 같이 걸어와(달라)"고 했다.

황 CEO는 특별 연설 이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AI 허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황 CEO는 "한국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주요 기업과 정부가 함께 대규모 AI 팩토리 구축에 나서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AI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에 26만 개의 GPU가 새로 (공급되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프라 국가 중 하나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한국의 스타트업, 대학, 연구기관과 함께 이런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AI는 국경의 제약을 받지 않기에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AI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크고 저는 한국의 미래를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하는 등 상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황 CEO 역시 삼성전자와 SK 모두 엔비디아에 필요하다고 했다.

황 CEO는 "이들 두 회사의 기술 역량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뛰어난 기술 역량을 갖고 있다. 저희와 오랫동안 협력하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HBM4, HBM5, 그리고 앞으로 HBM7 등 메모리 신기술을 함께 만들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기술 발전을 위해 매우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공급 능력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설계와 제조 능력을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고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황 CEO는 "한국은 모든 종류의 메모리 기술을 가장 잘 만드는 나라"라며 "한국의 메모리 기술기업들을 정말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도 했다.

특히, 황 CEO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로봇칩(AP)을 생산할 것이라고도 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는 로봇과 자율주행차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만들고 있는데) 칩의 제조는 삼성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CEO는 방한 이틀 동안 구름 인파를 몰고 다녔다. 황 CEO는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오후 7시 30분부터 8시 40분까지 약 1시간 10분 동안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에서 회동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회동 장소에는 이들을 보기 위한 시민들과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황 CEO는 특별 연설을 시작하며 "깐부치킨은 정말 맛있었다"며 "제 친구들과 치맥(치킨+맥주)을 즐겁게 한잔했는데 한국을 즐기는 데 치맥이 최고인 것 같다"고 했다.

황 CEO는 APEC CEO 서밋 마지막 무대에도 올랐고 그의 등장과 행동 하나하나에 모든 이목이 쏠렸다. CEO 서밋 이후 진행한 미디어간담회 현장에도 황 CEO를 취재하기 위해 150여명의 기자가 모이는 등 'AI 황제'의 위상을 과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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