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제품 효과·AI 호황…삼성·LG 부품사, 3분기 웃었다

LGD, 애플워치 OLED 독점…삼성D, 영업이익 1.2조
LG이노텍, 고부가 카메라 수익성↑… 삼성전기, AI호황에 공급 확대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애플의 아이폰 17 시리즈 판매와 인공지능(AI) 호황에 힘입어 삼성과 LG 계열 부품사들이 올해 3분기 좋은 실적을 거뒀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애플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급 물량을 확대해 4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연간 흑자전환을 예약했다. LG이노텍(011070)도 아이폰 17 시리즈의 프리미엄 카메라 모듈 공급을 확대하면서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전기(009150)는 AI 호황에 따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 공급이 확대되며 두 자릿수 이상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1조 원대 영업이익을 이어갔다.

LGD '연간 흑자' 예약, 삼성D 영업익 1.2조

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 9570억 원, 영업이익 4310억 원을 잠정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3383억 원)를 웃돌며 흑자 전환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485억 원으로 지난 2021년 이후 4년 만에 흑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총매출에서 OLED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5%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제품별로는 TV용 패널 16%, IT용 패널(모니터·노트북 PC·태블릿 등) 37%,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39%, 차량용 패널 8%다.

애플 공급이 확대된 점이 실적 개선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애플워치용 OLED 패널을 병행 공급했던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사업을 접으면서 LG디스플레이가 공급을 독식하게 됐다.

애플이 지난달 출시한 아이폰 17 시리즈도 이전 시리즈 대비 판매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모바일 OLED 패널 매출도 확대됐다. 과거 애플향 모바일용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을 독점했지만, LG디스플레이가 공급망에 참여하면서 점차 물량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아이폰 17 시리즈에는 프리미엄 라인뿐 아니라 기본형 제품에도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OLED 패널이 탑재되면서 물량 증가를 견인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매출 8조 1000억 원, 영업이익 1조 2000억 원의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00억 원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100억 원(20.5%) 감소했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는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대한 모바일 OLED 패널 공급량을 확대하면서 경쟁이 심화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 사업부의 경우 게이밍 모니터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퀀텀닷(QD)-OLED 게이밍 모니터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 분기 대비 모니터 판매량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아이폰 카메라 공급에 LG이노텍 활짝…AI 훈풍 탄 삼성전기

LG이노텍도 아이폰 17 시리즈 판매 호조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 LG이노텍(011070)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2% 증가한 2037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6% 감소한 5조 3694억 원이다.

광학솔루션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4조 48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LG이노텍은 반도체 기판, 전장부품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매출의 80% 이상이 광학솔루션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사업의 등락이 실적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중국 기업들이 애플의 카메라 모듈 공급망에 참여하며 경쟁이 심화했지만, LG이노텍이 기술력 우위에 있는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2조 889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르르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6% 증가한 2603억 원이다.

삼성전기는 견조한 AI 수요 덕을 봤다. 컴포넌트 부문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1조 3812억 원으로 집계됐다. AI 서버 및 네트워크 수요 증가로 고부가 제품 공급이 늘어난 덕분이다.

AI 서버에 채용되는 고용량 MLCC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일본 무라타 제작소, TDK, 삼성전기 등 소수에 불과하다. 최근 AI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에 따른 MLCC 판매도 증가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데이터센터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패키지 기판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인 FC-BGA 매출은 올해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