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재계 총수, 美 러트닉과 회동 돌입…글로벌 CEO와 분 단위 면담

[경주 APEC] 경주 머물며 글로벌 빅샷과 만남 이어가…투자·협업 논의
러트닉 장관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오늘 만찬도 예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Summit) 개회식에서 참석 기업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공동취재)2025.10.2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경주=뉴스1) 박기호 양새롬 박기범 기자 =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포럼인 '2025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Summit(서밋)'을 맞아 경주를 찾은 우리나라 재계 총수들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이들은 또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가면서 글로벌 경제 리더들과 비공개 면담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다양한 협의가 오가면서 기업 간 협업과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특히, 30일 예정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간의 만남에 이목이 쏠린다.

글로벌 빅샷과 물밑 회동 재계 총수들…곳곳에서 투자 논의

29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총수들이 경주에서 비즈니스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APEC CEO 서밋 의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이날 경주에 머물면서 빽빽한 면담 일정을 소화 중이다.

경주에 체류 중인 이들은 APEC CEO 서밋 프로그램 중 이재명 대통령 특별 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별 연설에만 참석하면서 인근에서 글로벌 CEO들과 비공개 면담을 이어가고 있다. APEC CEO 서밋을 맞아 주요 글로벌 경제 리더들이 '경주'에 몰리면서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큰 장이 섰기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은 당초 낮 12시에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 연설을 경청할 계획이었지만 1시간 지연되면서 불참했다. 이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후 면담할 계획이었지만 시간이 지연되면서 부득이하게 다음 일정인 글로벌 기업인과의 면담을 진행했다고 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모든 그룹 최고경영자가 면담 일정을 빽빽하게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총수들의 바쁜 일정에 주요 그룹사마다 임원들이 경주 일정에 동행 중이라고 한다.

맷 가먼 AWS CEO, 사이먼 칸 구글 APAC 부사장, 앤서니 쿡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등의 빅샷과 우리 기업인들의 회동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맷 가먼 CEO는 신동빈 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만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APEC CEO 서밋 행사장을 오가면서 만나서 깊은 대화를 하는 경우도 있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 특별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10.2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젠슨 황 방한에 서울에서도 이재용·정의선과 회동 예고

회동은 단지 경주에서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PEC CEO 서밋 기간 중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AI 황제 젠슨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간의 만찬 회동은 30일 서울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회동에선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젠슨 황 CEO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TC(GPU 기술 콘퍼런스)에서 "삼성, SK, 현대차, LG, 네이버까지 한국 산업 생태계를 보면, 모든 회사가 제 깊은 친구이자 아주 훌륭한 파트너"라며 우리나라 기업과의 협업 발표를 예고했다. 정의선 회장은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의 쩡위췬 회장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라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MOU 체결식'에 참석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6/뉴스1
러트닉 만나는 재계 총수들…"듣는 것이 더 많을 것 같아"

재계 총수들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도 참석, 대미 투자 문제 등에 대한 논의에 돌입했다.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신동빈 회장, 김동관 부회장, 정기선 회장, 최윤범 회장 등은 이날 오후 5시 18분쯤부터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미국에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우리 정부에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자리했다 러트닉 장관은 행사장에 입장하면서 입구에 서 있던 김 장관과 포옹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오늘 무슨 말씀을 나눌 것이냐'는 질문에 "듣는 것이 더 많을 것 같다"고 답했다.

러트닉 장관이 초청해 이뤄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은 지난 8월 말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계기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의 답례 성격으로 양국 관세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상호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양국이 현재 관세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인들의 측면 지원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들은 1시간 30분 정도 논의를 한 후에 예술의전당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