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트럼프 APEC 한미 정상회담 투샷에 한국 車업계 관심 집중
한국産 자동차 15% 관세 명문화 언제쯤…협상 타결 기대·우려 공존
"3Q 현대차·기아 관세 피해 2.5조원…협상 결과, 車산업 큰 영향"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오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국내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APEC 기간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기대하고 있지만 쟁점이 아직 남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어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 업종은 대미(對美) 최대 수출 품목으로 '15% 관세 확정' 시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관세가 낮아질 경우 분기당 2조원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관세 부담 여력이 없는 중소 부품업체의 경우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기간 한미 정상회담도 함께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박 2일간 한국을 방문한다. 이 기간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열고 대미 투자, 안보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 8월 말 이후 약 두 달 만에 두 정상은 다시 만난다.
관세 협상 타결 기대감은 유효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로 가는 전용기에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 "그들이 준비된다면 나도 준비됐다"고 말하며 타결 기대감을 키웠다. 전날 미국 고위 당국자도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한국과 합의를 체결하기를 매우 열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협상 장기화 우려도 공존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방법, 투자 금액, 일정, 손실을 분담하고 배당금을 어떻게 나눌지는 여전히 난제"라고 밝혔다. 통신은 "이 대통령은 미국과 한국이 3500억 달러 투자 약속의 세부사항 '모두'에 대해 여전히 교착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역시 26일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관세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 정상은 지난 7월 자동차 등 관세율을 25%에서 15%로 하향 조정하겠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3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협상이 공전하는 상황이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지연에 가장 애타는 업종은 자동차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최대 업종으로 지난해 수출액 708억 달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7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물량 기준으로는 278만대를 수출했다. 부품 수출액 역시 82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로 나타났다.
특히 대미 수출 의존도는 전체 완성차 수출액의 절반에 가까운 49.1%다. 물량 기준은 절반 이상인 51.1%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25% 관세 적용 여파로 자동차의 대미 수출액은 7개월 연속 하락세를 겪고 있다.
대표 업체인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관세 여파 최소화를 위해 현지 생산 확대와 수출지 변경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그 한계는 뚜렷하다는 평가다.
현대차 IR에 따르면 앨라배마 공장(HMMA)은 올해 1~9월 26만9393대를 생산했다. 지난해 말 완공한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같은 기간 생산량은 4만7431대다. 두 공장의 합산 생산량은 31만682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만8143대를 크게 웃돈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생산 확대 등을 통해 미국 내 생산량을 지난해 70여만대에서 현행 100만대, 향후 120만대까지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기아의 관세 부담액은 2분기보다 3분기 더 클 전망이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현대차·기아는 관세 피해 규모가 약 1조 6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3분기는 현대차·기아가 25% 관세 영향을 온전히 받으며 그 피해액은 2조 5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30일, 31일 각각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관세 손실액을 공개할 계획이다.
증권가는 25% 관세가 15%로 조정되면 현대차·기아는 연간 약 4조 원의 영업이익 증대가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SK증권은 25% 적용 시 현대차와 기아의 2026년 관세 비용이 각각 5조 6000억 원, 4조 2000억 원 등 합산 9조 8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관세 15% 적용 시 그 비용은 각각 3조 4000억 원, 2조 5000억 원 등 합산 5조 9000억 원으로 25% 대비 3조 9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관세 협상 타결 시 현대차·기아의 이익 증가뿐 아니라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관세 협상은 원가 구조, 수출 경쟁력, 투자 전략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내용"이라며 "15% 관세 명문화는 완성차와 부품사 모두에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비용 절감을 불러와 산업 생태계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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