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술 헤리티지 40년' 고스란히…쏘나타 1000만대 판매 눈앞

1985년 첫 출시 이후 1세대부터 8세대까지 누적 960만대 돌파
3세대 국민 중형차·4세대 독자 기술 전환점…한국車 기술력 선봉장

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 세대별 모습.(현대차 제공)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의 중형 세단 '쏘나타'는 한국 세단의 역사와도 같은 모델이다. 1985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8세대 모델까지 진화를 거듭했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960만대 이상 팔리며 1000만대 달성을 앞에 두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쏘나타는 현대차의 기술 헤리티지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모델로 한국 자동차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 알린 모델로 평가한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쏘나타는 1985년 11월 1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이후 40년간 여덟 차례의 세대교체를 거쳐 글로벌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첫 출시 이후 올해 8월까지 쏘나타의 누적 판매량은 963만 6059대다. 최근 연평균 15만대 안팎의 판매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2030년 이전 1000만대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쏘나타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진화했다. 신차 출시 때마다 당시 '최초', '최고'의 기술적 성과를 보여 관심을 끌었다.

1세대 쏘나타.(현대차 제공)

1세대 쏘나타(1985~1988년)는 국산차 최초 기술을 대거 적용하며 한국 중형차 시장의 고급화를 선도했다. 당시 국산 중형차로는 파격적인 2.0리터(L) 엔진과 국산차 최초의 4단 자동변속기를 선택 사양으로 제공했다. 크루즈 컨트롤, 전동식 시트 조절(운전석/뒷좌석), 전동식 사이드미러 조절 등 국산차 최초 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상위 차종이었던 그라나다에도 없던 고급 사양이다.

2세대 쏘나타 개발 모습.(현대차 제공)

2세대 모델(1988~1993년)은 북미 수출 전략 모델로 개발했다. 선진 시장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디자인, 기술, 상품성 등에서 혁신을 시도했다. 특히 미국 수출 본격화와 캐나다 현지 생산 등 현대차의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모델이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던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을 선보였고, 글로벌 최신 기술인 전륜구동 플랫폼을 채택해 국내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지금도 현대차의 장점으로 꼽히는 넓은 실내 공간은 2세대 쏘나타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3세대 쏘나타 엔진룸.(현대차 제공)

3세대 쏘나타(1993~1998년)는 새로운 플랫폼, 파워트레인 향상, 안전 기술을 고루 갖추며 국민 중형 세단의 표준을 제시했다.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을 국산 중형차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파워트레인은 1.8L DOHC 엔진을 추가하고 기존 2.0L DOHC 엔진의 출력을 강화했다. 당시 최고출력은 146마력으로 국산 동급 중형차 중 가장 우수했다. 이 밖에 안전 기술력도 높이며 3세대 모델은 1995년 국내에서 19만4791대가 팔렸다. 단일 차종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이다. 지금까지도 3세대 쏘나타가 국민 중형차로 기억되는 이유다.

4세대 쏘나타 실내.(현대차 제공)

4세대 모델(1998~2004년)은 현대차 기술 역사에서 전환점이 된 모델로 꼽힌다. 파워트레인에서부터 플랫폼까지 모든 부문에서 독자 기술로 완성한 첫 중형차다. 엔진은 기존 1.8L, 2.0L, 2.4L 외에 베타 엔진과 델타 엔진으로 구성했다. 여기에 자체 개발 전자식 4단 자동변속기와 CVT를 탑재했다. 독자적인 플랫폼은 3세대 그랜저와 트라제 XG, 1세대 싼타페 등 현대차의 중대형 차종의 기술적 기반이 됐다. 품질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미국 J.D. 파워의 신차품질조사 중형차 부문 1위를 기록하며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경영 체계를 구현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됐던 쏘나타.(현대차 제공)

5세대 쏘나타(2004~2009년)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입증한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5세대 쏘나타 세타 엔진은 당시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 자동차에 라이선스 수출하며 세계적인 엔진 기술로 인정받았다. 이 수출은 파워트레인 분야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한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 5스타를 확보했고, 능동형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AGCS)을 세계 최초로 탑재했다.

5세대 모델은 현대차의 첫 미국 생산기지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며 북미 시장 공략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현지 생산은 성과로 이어졌다. 2005년 미국 컨슈머리포트의 최고 신뢰 모델에 선정되는 등 북미 시장 내 현대차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킨 주역으로 한국차의 글로벌 도약을 상징하는 모델이다.

6세대 쏘나타.(현대차 제공)

6세대 쏘나타(2009~2014년)는 디자인 혁신, 첨단 파워트레인, 차체 기술 고도화로 주목을 받았다.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처'에 기반한 유려한 곡선 등에 쿠페 스타일을 접목해 중형차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세단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탈피했다. 국산 중형차 최초로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했고 271마력의 2.0L 터보 엔진으로 고성능 중형차 시대를 열었다. 하이브리드 분야에서도 경쟁 모델인 도요타 캠리의 연비를 앞섰다.

7세대 쏘나타.(현대차 제공)

7세대 쏘나타(2014~2019년)는 안전성, 커넥티드 기술, 파워트레인 다각화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진화했다. 엄격해진 충돌 테스트에서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했고, 역대 최다인 7개의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확보하기도 했다. 커넥티드 기술을 본격화한 점도 특징이다. 애플 카플레이를 선제적으로 탑재했고,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까지 도입했다.

8세대 쏘나타.(현대차 제공)

현행 8세대 쏘나타(2019년~)는 글로벌 중형차 시장을 새롭게 정의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시장 주류로 자리를 잡으면서 세단의 입지가 약화했지만, 역동성을 강조한 디자인과 효율성을 높인 파워트레인, 다양한 신기술로 대응했다.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해 낮은 전고와 보다 긴 휠베이스를 통해 동급 최대 수준의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미국 워즈오토 선정 세계 10대 엔진상도 받으며 파워트레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1.6L 터보 엔진은 세계 최초로 양산화 개발에 성공한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엔진 기술로 평가를 받는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차량 내 결제 및 개인화 기능 등으로 자동차 기술 진보를 대중차에 도입해 국내 시장 저변을 확대한 매개체로 불린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의 40년은 곧 한국 자동차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며 "초기에는 국내 고객에게 ‘처음 경험하는 기술’을 ‘보편적인 기술’로 선사해 자동차 생활을 바꿨고, 이후에는 세계 최초 기술과 우수한 상품성에 힘입어 글로벌 자동차업계를 선도하는 핵심 모델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행 8세대로 거듭난 쏘나타는 파워트레인, 안전성, 디자인, 스마트 기술 등 상품성 전반에서 혁신을 이루며 세단 본연의 가치를 확장하고 있다"며 "쏘나타가 쌓아온 기술과 헤리티지는 단순히 과거의 업적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