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 맞춤형 전기차 '일렉시오' 판매 돌입…흑자 전환 시동

BYD LFP 배터리 탑재·中 소비자 눈길 끄는 디자인·상품성
베이징현대 상반기 영업손실 959억원…무뇨스 "中 사업 기회 잡을 것"

현대차의 중국 전용 전기 SUV '일렉시오'.(베이징현대 제공)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005380)가 중국에서 현지 맞춤형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반전을 노린다. 기아(000270)가 맞춤형 차량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현대차도 연내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BHMC)는 이날부터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일렉시오의 사전 판매를 시작한다.

일렉시오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첫 전기차다. 개발은 물론 생산까지 모두 현지에서 이뤄진다. 크기는 전장 4615㎜, 전폭 1875㎜로 기아의 전기 SUV EV5와 비슷하다. 중국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최대 용량은 88.1㎾h로 중국 인증 기준 1회 충전 722㎞까지 주행할 수 있다.

현지 판매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중국 LFP 배터리 탑재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현대차 측은 이달 말 일렉시오 가격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일렉시오 실내 모습.(베이징현대 제공)

관심사는 현대차의 중국 사업 반등 여부다. 현대차는 2010년대 중반 중국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의 차를 팔며 점유율 4~5%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사드 보복에 따른 한한령(限韓令) 사태로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며 점유율이 1% 미만으로 줄었다.

판매 감소는 공장 폐쇄 등 현지 사업 축소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5개 공장을 운영했으나, 베이징 1공장과 충칭 공장을 매각해 현재 3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는 사업 재편의 하나로 향후 창저우 공장을 매각, 중국 내 2개 공장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렉시오는 현대차의 중국 사업 기대주다. 중국 맞춤형 전기차인 만큼 일렉시오는 현지 소비자를 겨냥한 디자인과 상품성을 갖췄다. 전면 주간 주행등(DRL)을 8개의 커다란 보석 모양으로 채웠다. 중국에서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를 연상하는 디자인을 한 것이다. 실내는 2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물리 버튼을 최소화했다.

현대자동차의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Auto China 2024)’ 참가 모습. (현대차 제공) 2024.4.25/뉴스1

현대차는 일렉시오 판매를 계기로 중국 사업 흑자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BHMC는 올해 상반기 기준 95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지난해 말(7176억 원)보다 많이 축소했으나,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현대차가 일렉시오 출시에 따른 흑자 전환을 기대하는 이유는 기아의 사례가 있어서다. 기아는 2023년 중국 맞춤형 전기차 'EV5'를 선보인 이후 지난해 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도 119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흑자 전환은 물론 중국 내 사업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 이어 중국 상하이에서도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중국 사업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현대차는 일렉시오에 이어 내년 준중형 전기 세단을 출시하는 등 6종의 맞춤형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목표다. 또 중국 자율주행 업체 인수 등 현지 업계와 파트너십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중국 자동차 시장은 과잉 생산과 치열한 가격 경쟁, 전통 완성차와 신흥 업체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런 어려움은 파트너사들에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고, 현대차가 바로 그런 기회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