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훈풍 아닌 '태풍'…삼성전자 3Q '어닝서프라이즈' 예약

메모리 슈퍼사이클 올라타…HBM 출하 확대·파운드리 가동률↑
갤럭시 Z폴드7·플립7 흥행…관세 영향 등에 생활가전·TV '부진'

삼성전자가 28일 글로벌 대형기업과 22조 7648억 원의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5.7.2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올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이 최대 10조 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고전을 면치 못했던 반도체 사업이 최근 기지개를 켠 데다 그간 실적을 견인했던 모바일 사업 역시 탄탄하기 때문이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서신을 보내 엔비디아 최신 인공지능(AI) 가속기인 GB300에 삼성전자(005930)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탑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삼성전자가 칠전팔기 끝에 엔비디아 공급망에 공식 진입하면서 글로벌 HBM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4분기 실적 전망을 밝히는 또 하나의 '호재'다.

삼성전자 3Q 영업익 10조 이상 전망도…반등 성공 '전망'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추석 연휴가 끝나는 이달 세 번째 주에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매출액 83조 7376억 원, 영업이익 9조 85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2분기 저점을 찍고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다소 주춤한 모습이었다.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은 74조 5663억 원, 영업이익은 4조 6761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55.2% 감소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3분기에는 영업이익 10조 클럽에 재차 가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87조 8000억 원, 영업이익은 10조 4000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도 "매출액이 84조 원, 영업이익은 10조 5000억 원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 더 강해져…스마트폰 선전 '계속'

삼성전자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의 회복 덕분이다. 지난 2분기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6조 4500억 원) 대비 93.8% 감소했다. 2023년 4분기 2조 18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았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AI가 촉발한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예상보다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자로 거론된다. AI 데이터센터 수요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이 대폭 확대됐다. 매 분기 조 단위의 적자를 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시 잇따른 수주로 가동률이 향상됐다. D램은 공급 부족 현상으로 가격이 높아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범용 D램(DDR4) 고정거래 가격은 6.30달러로 전월(5.7달러)보다 10.53% 올랐다. DDR4 고정거래 가격이 6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9년 1월(6.0달러)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김운호 연구원은 "DS 실적 개선이 주요 원인"이라면서 "D램은 제품 믹스 개선으로 차별화된 평균판매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낸드 가격 상승, 비메모리 사업부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비메모리 사업부는 상반기에 집행된 일회성 비용이 제거되면서 상당 수준의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 개선 여지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갤럭시 Z폴드7·플립7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선전도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 사업부는 갤럭시 S25 판매 호조로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을 견인한 바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지난 7월 출시한 갤럭시 Z폴드7·플립7이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Z폴드7·플립7은 국내 사전 판매에서 역대 폴더블 폰 사전판매 최고 기록인 104만 대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시장 사전판매에서도 판매량이 전작 대비 50% 급증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다만 생활가전과 TV 등은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영상디스플레이(VD)와 가전은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