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제작부터 UAM·우주수송까지…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 속도
항공우주사업 올 상반기 흑자 전환…실적 개선 본격화
"국내 항공우주산업 생태계 확대…기술 개발·혁신으로 새 패러다임 제시"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대한항공(003490)이 항공기 구조물 제작부터 우주 발사체·인공위성 개발까지 항공우주사업에 적극 뛰어들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주력인 여객·화물 사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산업 종합 기업이다. 전 세계에서도 항공사가 항공기 운항뿐 아니라 제작까지 진행하는 건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은 최근 매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매출액은 2022년 4910억 원, 2023년 5407억 원, 2024년 5930억 원으로 증가세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보잉, 에어버스 등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와 협력하는 한편 위성 구조계 개발 사업을 지속하고 우주수송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5년 보잉과 보잉 787 드림라이너 구조물 국제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입했다. 이외에도 보잉 747 날개 구조물 제작부터 717, 737, 767, 777, 747-8 등 다양한 기종의 민간 항공기 부품을 제작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날개 끝 장치인 '레이키드 윙 팁'(Raked Wing Tip), 날개 아래 유선형 보호 덮개인 '플랩 서포트 페어링'(Flap Support Fairing), 항공기 꼬리 부분에 장착하는 후방동체 '애프터 보디'(Aft Body) 등 보잉 항공기의 핵심 구조물 제작을 책임지고 있다.
에어버스와도 협력하고 있다. 2010년 에어버스 A320 시리즈 성능개선사업 국제입찰에서 경쟁 기업을 제치고 샤크렛 제작사로 최종 선정됐다. 샤크렛은 레이키드 윙 팁의 일종으로 항공기 날개 끝에 장착해 공기저항을 줄이고 연료 효율을 높이는 구조물이다. 2012년 첫 납품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약 4800대의 샤크렛을 공급했다. 이 밖에 에어버스 A350 기종의 전·후방 카고도어 및 벌크도어도 납품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친환경 항공기 개발을 위한 부품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현재 비행기에서 좌우로 뻗은 날개 중 가장 큰 날개인 주익 스킨에 수지충전공정(RTM)을 활용해 효율적인 대량 생산 체계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이 열가소성 복합재를 활용해 개발 중인 화물용 도어가 제작사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후문이다.
열가소성 소재는 열을 가했을 때 녹고 온도를 충분히 낮추면 고체 상태로 되돌아가는 소재를 말한다. 한번 열을 가해 성형하면 재가공이 되지 않는 열경화성 소재와 비교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오토클레이브(고온·고압 성형) 공정을 사용하지 않아 대량 생산에도 유리한 만큼,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꼽히는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에 대비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3년 현대자동차,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KT와 협력해 도심항공교통의 성공적 실현 및 생태계 구축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한국형 UAM 실증사업인 K-UAM 그랜드 챌린지에 참여했다. 지난 2023년 10월에는 슈퍼널과 UAM 운항사업 생태계 구축과 상용화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2월 열린 드론쇼 코리아에서는 UAM 통합관제 설루션 '어크로스'(ACROSS)를 공개했다.
대한항공은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 맞춰 우주수송 분야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2년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 조립 및 발사운용과 75톤급 엔진 및 7톤급 엔진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현재 우주발사체의 핵심 구성품인 △3톤급 메탄 액체로켓엔진 △공통격벽 추진제 탱크 △단간 연결 엄빌리컬 △통합 에비오닉스 등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마찰교반용접(FSW) 방식으로 제작된 공통격벽 추진제 탱크 시험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쌓아온 경쟁력을 기반으로 민간·공공·연구기관과의 상생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항공우주산업 생태계를 확대해 나가며 우주수송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2040년까지 우주 물류수송 산업화 등 지속 가능한 우주수송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내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촉진할 첨단 기술 개발과 혁신으로 미래 항공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기업의 존재 이유인 'Connecting for a better world'(더 나은 세상을 위한 연결)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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