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발 통상 불확실성 확산…"韓, CPTPP 가입 속도내야"
EU·영국 등 장기 협상 타결 잇따라…글로벌 FTA 속도
"시장 다변화·공급망 안정 위해 CPTPP 조기 가입 필요"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확산하면서 주요국들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이미 타결한 협정의 조속한 비준을 서두르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본격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4일 발간한 '공격받는 자유무역, 주요국 FTA 논의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조치로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주요국은 △신규 FTA 체결 및 중단된 협상 재개 △기존 FTA 개선 △복수국간 무역협정 가입 등으로 양자·지역 간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12월 25년간 진전이 없던 남미공동시장(MERCOSUR)과 FTA를 타결했다. 올해는 5월 인도와, 7월 인도네시아와도 FTA를 체결했다. 각각 체결까지 10년, 3년이 걸렸다.
보고서는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인한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FTA 추진 전략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첨단산업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FTA에 비해 다자협정으로 자유화 수준이 높은 CPTPP 가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금윤 KITA 수석연구원은 "CPTPP 당사국 다수와 이미 FTA를 체결하고 있지만, 시장접근 개선을 통한 수출기회 확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생산비용 절감 측면에서 CPTPP가 유리하다"면서 "성숙기에 접어든 우리 FTA 정책과 경험을 살려 국내 취약 산업 보호를 위한 보완대책을 마련하면서 CPTPP 가입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주요국의 FTA 추진 유형을 대외무역의존도와 대미 수출 의존도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한국, 스위스, 칠레 등 대외의존도가 높고 대미 수출 비중이 평균(26%) 미만인 국가들은 내수시장이 작아 수출 증대를 위해 대부분의 수출상대국과 적극적으로 FTA를 체결해 왔다. 그에 따라 신규 FTA 체결 속도는 다소 둔화하고 기체결 FTA의 개선 및 보완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 대외의존도가 높고 특히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국가들은 미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기 위해 MERCOSUR, 아세안(ASEAN), EU, CPTPP 등 거대 시장과의 FTA를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중국, 호주, EU 등 국내(역내)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도 최근 들어 전략적으로 FTA 추가 체결에 나서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는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수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5년간(2020~2024) 우리나라의 FTA 체결국 수출은 연평균 5.1% 증가해 세계 수출 증가율(4.7%)과 FTA 미체결국 수출 증가율(3.7%)을 상회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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