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삼성·LG 등 협력사에 6조 이상 납품대급 조기 지급(종합)

삼성·현대차·LG·롯데·한화·CJ·신세계·현대백 등 '협력사와 상생'
조기 지급 대금 규모 확대…중소기업, 자금 운용에 숨통 트일 듯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귀성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4.9.1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추석 명절을 맞아 주요 그룹들이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납품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LG, 롯데, 한화, CJ,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이 협력사에 조기에 지급하기로 한 납품대금만 6조 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사들은 추석 명절 전 협력사의 납품대금을 최대한 앞당겨서 지급하기로 했다, 추석 명절에는 원자재 대금부터 임직원 상여로 자금 수요가 몰리기에 협력사들이 자금 운용에 애를 먹곤 한다. 이에 주요 그룹사들이 상생경영 차원에서 2주가량 납품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은 1조 1900억 원 규모의 물품 대금을 연휴 이전에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국내 경기 활성화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추석보다 조기 지급 규모를 3200억 원가량 확대했다.

물품 대금 조기 지급에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웰스토리, 제일기획, 에스원 등 13개 관계사가 참여한다. 회사별로 당초 지급일 대비 최대 12일 앞당겨 지급할 방침이다.

삼성의 이 같은 조치는 이재용 회장의 '상생 경영'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협력사, 지역사회 등과의 상생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며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고 했다. 2019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사를 통해선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협력사들의 경영 안정을 돕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납품대금 2조 228억 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20일 앞당겨 지급할 계획이다.

이번 납품대금 조기 지급은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건설·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현대트랜시스·현대위아·현대오토에버 등 현대차그룹 소속 주요 그룹사와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거래하는 6000여 개 협력사가 대상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도 2·3차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도록 권고해 선순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매년 설, 추석 명절 전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납품대금을 선지급해 왔으며,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에도 각 2조 3843억 원, 2조 446억 원의 대금을 조기 지급한 바 있다.

LG는 LG전자,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D&O 등 8개 계열사가 추석 명절에 앞서 협력사와 상생을 위해 납품대금을 최대 14일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조기 지급하는 납품대금 규모는 총 9800억 원이다.

LG는 지난 설 명절에도 중소 협력사들에 1조 5000억 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한 바 있다. LG 계열사들은 이 외에도 협력사가 무이자 또는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동반성장펀드, 직접 대출 등 1조 2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 역시 1만 1155개 중소 파트너사에 8957억 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롯데는 납품대금을 당초 지급일보다 평균 9일 앞당겨 지급할 계획이며, 롯데건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슈퍼,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등 23개 계열사가 동참한다.

롯데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매년 명절 연휴 이전에 파트너사들에게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해 왔다. 또한 약 1조 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파트너사들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돕고 있다.

한화그룹은 2620개 협력사에 3035억 원의 거래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계열사별 대금 규모는 한화오션 1430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763억 원, 한화시스템 357억 원 등이다.

한화그룹은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의 자금 운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금을 앞당겨 지급해 왔다. 올해 설에는 약 1700억 원, 지난해 추석에는 약 1900억 원의 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CJ그룹은 결제 대금 3000억 원을 조기 지급한다. CJ제일제당·CJ올리브영·CJ대한통운·CJ프레시웨이·CJ올리브네트웍스 등 주요 계열사 5곳이 참여하며 중소 납품업체 3800여 곳이 혜택을 받을 예정이다. CJ그룹은 평균적으로 기존 지급일보다 2주에서 한달가량 선지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139480), 신세계(004170)백화점, SSG닷컴 등 그룹 내 3개 사가 참여하며, 총 1만 700여개 협력회사에 2000억 원 규모의 대금을 조기에 지급한다. 신세계그룹은 추석을 앞두고 납품대금 지급 시기를 기존 정산일로부터 최대 15일 앞당겨 9월 30일에서 10월 1일 사이 지급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그룹 계열사와 거래하는 9000여 중소 협력사의 결제대금 2107억 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9일 앞당겨 연휴 전인 다음 달 1일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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