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협회 "포스코그룹, HMM 인수 강력 반대…해운 생태계 파괴"

HMM, 포스코 보조 기업으로 전락 우려

HMM 제공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한국해운협회가 포스코그룹의 HMM(011200) 인수를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운협회는 11일 "포스코에 HMM이 편입될 경우 자칫 해운 전문기업에 대한 투자보다 주력 산업의 보조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포스코그룹의 HMM 인수는 해운 생태계를 파괴하는 처사로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HMM 인수를 통해 해운업에 진출, 물류비 절감 등 그룹 시너지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포스코는 이를 위해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등과 계약을 맺고 대규모 자문단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의 HMM 인수는 국내 해운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해운업계의 우려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최근 소수의 초대형 선사로 과점화하고 있으며, 주요국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HMM은 국내 주력기업으로 현재 수송 능력은 94만TEU로 MSC(640만TEU), 머스크(MAERSK·440만TEU) 등과 비교하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협회는 "철강산업을 주력하는 포스코에 HMM이 편입될 경우 자칫 전문기업 투자보다 주력 산업의 보조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철강산업이 어려워질 경우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의해 정부와 업계가 어렵게 살린 HMM이 희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은 모기업의 철광석 등 대량화물 운송을 시작으로 철강제품 수송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이 경우 국내 기존 선사들은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등 해운생태계가 파괴돼 국내 해운산업 근간 와해와 수출입업계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시키는 불행할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과거 포스코가 거양해운을 운영하면서 '자가화물 운송업체'(Industrial Carrier)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진해운에 매각한 사례를 꼽았다. 또 해운법 24조 등을 근거로 대량 화주의 해운업 진출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2022년 4월 협회와 포스코플로우는 국적선 수송 확대 노력, 해운법과 공정거래법 준수, 합리적인 입찰계약 등을 포함한 사실상의 해운업 진출을 하지 않겠다는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며 "불과 3년 만에 HMM을 통해 해운업 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해운업계와 맺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HMM 인수는) 포스코의 수익에도 큰 손해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기존 선사들은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등 국내 해운산업의 근간을 와해할 것"이라며 "국민경제에 큰 피해를 줄 이번 결정을 전면 철회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