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삼성 vs '기술력' LG…500조 HVAC 승부 지금부터
시장 규모 2030년 500조~600조 전망…삼성·LG, 벡스코서 전초전
삼성 대형 M&A로 추격 고삐…'기술 우위' LG, 5년 내 20조 목표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급격히 성장하는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스템을 미래 먹거리로 동시에 지목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확장에 주력하는 반면 LG전자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직접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 참가해 에너지 및 고효율 냉난방공조(HVAC) 기술력을 나란히 공개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2025년 약 416조 원 규모인 글로벌 HVAC 시스템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500조~600조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전 세계 연평균 성장률(CAGR)은 5~11% 내외로 분석된다.
글로벌 HVAC 시스템 시장은 주거·상업·산업 전반에서의 냉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경제성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갖춘 설루션 수요가 늘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친환경적인 HVAC 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HVAC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2025'는 전초전 무대였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절약모드, 통합 모니터링·관리, 빌딩 에너지 관리 설루션 등 AI 기술을 통한 에너지 절약을 주제로 전시를 진행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시공간 입구 중앙에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파사드를 설치하고 기후 변화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영상을 상영해 방문객들에게 기후 변화와 에너지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LG전자의 경우 약 270㎡ 규모의 부스에 HVAC 설루션을 체험하는 공간을 구성해 △AI 엔진을 적용한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 아이(Multi V i)'와 '멀티브이 에스(Multi V S)' △주거 설루션 '휘센 AI 시스템 에어컨' △공공 설루션 '4방향 시스템에어컨' △상업 설루션 '스탠드 에어컨' 등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두 기업은 모두 HVAC 시스템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AHU, 칠러, 실내기 등 기술력에서는 LG전자가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기술력과 영업력을 갖춘 기업을 인수하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독일 플랙트그룹 인수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플랜트그룹을 약 2조 3000억 원에 인수해 산업용 공조기 역량을 확보했다. 플랙트는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공조기 업체로, 고객별 수요에 맞춘 제품과 설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제품군과 설계 역량을 보유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자체 보유한 빌딩 통합 제어설루션(b.IoT, 스마트싱스)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설루션을 결합해 가정·소형 빌딩 위주의 '개별 공조'를 넘어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종합 HVAC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아직 칠러 등 대형 냉각장비에서 외부 의존도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부족한 기술력을 메우기 위해 향후 추가적인 대형 M&A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한발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1위를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현재 대형 칠러 분야에서 국내 1위, 세계 5위에 올라있다. 아울러 무급유 자기베어링 기술을 독자 개발해 고효율·친환경 이미지도 굳혔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최근 3년간 매출이 매년 15% 이상 늘었으며, 올해 1분기 공조사업 매출은 3조 원을 돌파했다. 특히 LG전자 인버터 스크롤 칠러는 미국 내 배터리공장, 국내 화학 플랜트 등에 공급되며 지난 5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성장했다.
LG전자는 또한 지난 5월 노르웨이 온수 설루션 기업 OSO를 인수해 기존 칠러, 공조기(AHU), 실내기 등 라인업에 온수 설루션까지 보강하며 사업 경쟁력도 끌어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LG전자는 2030년까지 HVAC 사업 매출을 현재의 두배 수준인 20조 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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