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 생존력 극대화"…K-방산, APS 국산화·현지화 병행

한화시스템·현대로템 '기술·현지생산 협력' 추진
유럽 기갑 차량 수출 확대 및 블록화 대응

국제방산전시회 MSPO 2025에서 최초로 공개한 한화시스템의 능동방호체계(APS) 모습. (한화시스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3/뉴스1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방산업계가 능동방호체계(APS)의 국산화와 폴란드 현지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APS는 전차 등 기갑 차량을 위협하는 각종 대전차 무기를 선제적으로 타격하는 무기 체계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증한 전차 수요로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APS 기술 개발로 국내 기갑 차량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유럽 방산 블록화에도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화시스템, '폴란드 현지 생산'…현대로템, 라파엘과 '국산화 협력'

9일 외신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272210)은 이달 초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5에서 폴란드 국영 방산 업체인 PGZ그룹 산하 PCO와 APS 기술 및 현지 생산에 있어 협력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APS는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 등 기갑 차량이 대전차 로켓이나 미사일 등의 공격을 받기 전에 이를 무력화해 공격을 막는 방어 체계다. 직접 요격으로 파괴하는 '하드 킬' 방식과 교란을 통해 무력화하는 '소프트 킬' 방식으로 나뉜다. 장갑 강화로 차체 방어력을 높이는 수동 방호에 대응해 능동 방호 체계로 불린다.

이스라엘 전차가 하마스의 대전차 로켓 공격을 막아낸 모습이 공개되며 APS의 존재감이 부각된 바 있다.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차가 드론이나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공격에 당하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APS 중요성이 더 두드러졌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K2 전차 개발 당시 국산 능동방호체계(KAPS)를 개발한 바 있으나 단가가 높다는 등의 이유로 채택되지 않았다. 러-우 전쟁 이후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다시 APS 개발을 추진하는 상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23년부터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360억 원 규모의 과제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을 목표로 다중 위협체에 대응할 수 있는 지능형 APS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폴란드 현지 업체와의 협약으로 APS 국산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추진하게 된 것이다.

현대로템(064350)은 이번 MSPO에서 이스라엘 라파엘 사와 폴란드형 K2 전차(K2PL)에 탑재할 AP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폴란드 정부의 의사에 따라 라파엘 사의 트로피 APS를 공급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K2전차 2차 이행계약 물량 261대 가운데 K2PL 64대에는 라파엘의 트로피 APS가 장착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과 별개로 APS 개발을 진행해 왔던 현대로템은 라파엘사와의 협력 관계를 토대로 기술력 확보에 보다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양측은 우리나라 육군에 맞는 차세대 APS 공동 개발, 수출, 현지 생산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 방산업체는 APS 개발과 현지화를 토대로 전차 등의 유럽 수출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러-우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이 전차나 자주포 등의 기갑 차량 보유 확대에 나서는 만큼 이를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K2전차의 경우 폴란드 외에도 루마니아나 슬로바키아 등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 K9자주포 역시 유럽 각국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지화를 통해선 유럽연합(EU)의 '바이 유러피언' 기조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U는 1500억 유로(약 243조 원) 규모의 무기 공동 구매 대출 기금 '세이프(SAFE)'를 신설하면서 역내 방산업체에 대한 우대 규정을 도입했다. 부품 중 65% 이상을 EU나 우크라이나 등 세이프 회원국에서 생산해야만 기금을 지원한다.

1096pag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