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륙한 리브렐라…반려견 골관절염 통증 관리 '혁신 예고'

조에티스, 서울 콘래드 호텔서 론칭 심포지엄

러셀 던컨 라셀스(B. Duncan X. Lascelles)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러셀 던컨 라셀르 석좌교수가 7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리브렐라 론칭 심포지엄'에서 강연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통증은 삶을 파괴합니다. 이는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러셀 던컨 라셀스(B. Duncan X. Lascelles) 석좌교수는 7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리브렐라 론칭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골관절염(OA) 통증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한다"며 조기 식별과 적극적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을 주최한 글로벌 동물용의약품 기업 조에티스(Zoetis)는 국내 최초로 개의 골관절염 통증을 완화하는 월 1회 주사형 치료제 '리브렐라(Librela)'를 공식 출시했다.

월 1회 피하주사로 만성 통증 잡는다
리브렐라 론칭 심포지엄에 게시된 안내문 ⓒ 뉴스1

리브렐라는 개의 골관절염 통증 조절을 위해 개발된 세계 최초의 항-신경성장인자(NGF) 단클론항체(mAb) 치료제다. 유효성분은 베딘벳맵(Bedinvetmab)으로 NGF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통증 신호를 차단한다.

이를 통해 △골관절염 통증 완화 △염증성 매개물질 억제 △신경원성 염증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 투여 후 7일 이내 통증이 완화되는 사례가 보고됐으며 2회차부터는 통증 감소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약효는 2~4주간 지속된다.

리브렐라는 2020년 유럽연합(EU) 승인 이후 캐나다, 일본,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허가를 받았다.

"단순 신제품이 아닌, 반려동물 복지 향상의 출발점"
박성준 한국 조에티스 대표 ⓒ 뉴스1

조에티스코리아 박성준 대표는 개회사에서 "리브렐라는 단순히 새로운 약이 아니라, 반려동물 복지 향상의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한국 임상 현장에 선보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업계와 학계의 협력 덕분에 가능했다" 말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 회장은 축사에서 "소동물 임상 약물의 선택지가 다양해야 하는데, 그동안 규제로 인해 사용이 제한됐다"며 "리브렐라와 내년 도입 예정인 솔렌시아 등 새로운 치료 옵션이 보호자와 반려동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이돈 한국동물병원협회 회장 역시 축사를 통해 "병원에서 쓰고 싶은 약을 못 쓰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며 "이번 론칭을 계기로 임상 약물 접근성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13차 아시아·태평양소동물수의사대회(FASAVA, 파사바)'에 국내 수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당부했다.

OA 통증, 노령견만의 문제가 아니다

던컨 교수는 강연에서 "개의 40%가 전 연령대에서 골관절염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 상당수가 통증을 겪는다"며 "OA는 노령견 질환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 개에서도 고관절이형성증 등 발달성 질환으로 OA가 발병하며, 이로 인한 통증은 행동 변화로 나타난다"면서 "OA는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이 아니라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통증을 조기에 관리하면 운동량과 근육량이 회복되고 불안감이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삶의 질이 개선된다. 반면 통증이 방치되면 행동 적응으로 질환이 악화하고 결국 이동 능력까지 상실할 수 있다.

NSAIDs 대비 안전성·편의성↑, 보호자 순응도 개선 기대
강병재 서울대 수의과대학 강병재 부교수가 리브렐라 론칭 심포지엄에서 강연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대 수의과대학 강병재 부교수는 최신 OA 치료 동향을 소개하며 "국내에서는 여전히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중심으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지만, 부작용 우려로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강 박사에 따르면, 사람의 골관절염은 대부분 특별한 원인 없이 노화로 발생하는 일차성 골관절염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개의 경우는 다르다. 선천적 기형, 관절의 불안정성, 외상, 감염 등으로 인한 관절 손상이 주요 원인이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이차성 골관절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강 박사는 이어 "개에서 골관절염은 보호자의 인식 부족으로 인해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여전히 OA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보는 인식이 강해 조기 개입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 박사는 OA의 관리는 보호자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질환은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관리돼야 하는 질환이라는 것을 인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리브렐라는 월 1회 피하주사로 보호자 편의성을 높였다"며 "기존 NSAID보다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을 줄여 장기 관리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민반응이나 알레르기 이력이 있는 개(강아지), 임신·수유 중인 개는 투여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강연 후 질의에 응답하고 있는 던컨 박사와 강병재 박사 ⓒ 뉴스1
7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된 조에티스 리브렐라 론칭 심포지엄 전경 ⓒ 뉴스1

한편 조에티스는 고양이 골관절염 통증을 완화하는 피하주사제 '솔렌시아'를 오는 2026년 2월 출시할 예정이다. [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