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한국GM 부분파업 돌입…9월 자동차 생산 '빨간불'

현대차 임단협 난항…노조, 3일부터 부분파업 시작
파업 시간당 수백억원 손실 발생…연간 400만대 생산 차질 우려

현대차 울산공장. 2024.12.2. ⓒ News1 김세은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와 한국GM이 나란히 부분파업에 나서면서 9월 한국 완성차 생산에 빨간불이 켜졌다. 임금협상을 진행 중인 기아(000270)까지 파업 행렬에 참여한다면 연간 400만 대 생산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동조합은 이날부터 5일까지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3~4일은 두 시간씩, 5일은 4시간 파업할 예정이다. 파업은 울산공장뿐 아니라 아산공장에서도 이뤄진다.

노조가 이날 파업에 돌입하면서 현대차의 7년 무파업 기록도 깨지게 됐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노사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6년간 무분규 타결을 이뤘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것은 임단협 의견 차이 때문이다.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20차례 교섭에 나섰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 13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 900% 등을 요구했다.

회사는 기본급 9만 5000원 인상, 성과급 400%, 1400만 원 등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노조는 전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부분파업을 결의했다.

인천시 부평구 한국 GM부평공장의 모습. 2022.11.22/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한국GM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일부터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일단 파업은 3일까지다. 한국GM의 경우 임금협상 노사 의견 차이에 더해 회사의 전국 직영정비소 폐쇄 계획 등을 둘러싼 '한국 철수설'까지 더해지며 노사 의견 차이는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기아 노사는 현대차 부분파업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아 노사는 지난 8월12일 상견례를 시작, 올해 본격적인 임단협에 돌입했다. 기아 노사는 이날 6차 실무교섭을 실시한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5.4.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완성차 업계에 동시에 파업에 돌입하면서 9월 완성차 생산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파업 1시간 피해액은 수백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지난 2016년 현대차 장기 파업 당시 166시간 동안 약 11만 4000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했고 손실액은 2조 5000억 원에 달했다. 단순 계산으로 시간당 15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자동차 가격이 인상된 만큼 파업에 따른 손실액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국내 완성차 생산 전망치는 407만 대다. 올해 1~7월 누적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242만 7382대다. 국내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차뿐 아니라 기아까지 파업에 나선다면 400만 대 달성은 어려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공장 가동 확대로 국내 생산이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 있는 상황에서 파업마저 이어지면 생산량 감소는 더 가파를 수 있다"며 "완성차 생산의 파급 효과를 생각하면 산업계 전반에 끼치는 타격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