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슈퍼사이클'에 K-엔진 '풀가동'…일감 폭주 '증설' 나서나

HD현대重·HD현대마린엔진·한화엔진 3사 가동률 100% 내외
친환경 신조·노후 엔진 교체·中 선호에 호실적 지속

한화오션의 200번째 LNG운반선인 레브레사호(자료사진, 한화오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20/뉴스1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조선업계 호황에 힘입어 선박 엔진 업체들의 실적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밀려 들어오는 수주에 공장 가동률은 평균 100%를 넘기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탄소배출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저탄소 엔진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캐파(생산능력) 확장을 통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지 주목된다.

HD현대重 가동률 151.2%, 한화엔진 104.2%…특근에 주말 근무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329180) 엔진기계사업부, HD현대마린엔진(071970), 한화엔진(082740)의 등 엔진 3사의 올해 상반기 가동률은 10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의 가동률은 무려 151.2%를 기록했다. 한화엔진의 가동률도 104.2%로 100% 선을 웃돌았다. HD현대마린엔진의 선박용 엔진 가동률은 90.86%로 나타났다.

한화엔진의 가동률이 100%를 넘긴 것은 최근 5년 만에 처음이다. 2021년 60%에 불과했던 가동률이 조선업 슈퍼사이클을 맞아 이듬해부턴 3년 연속 90%대를 기록했고 올해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다. HD현대의 인수로 STX중공업에서 새출발한 HD현대마린엔진의 경우 출범 원년인 지난해 64.6% 대비 30%p 가까이 상승했다.

가동률이 100%를 넘겼다는 것은 갖추고 있는 생산능력보다 실제 생산량이 더 많다는 의미다. 수주 납기를 맞추기 위해 휴일 근무나 특근 등으로 생산량을 늘린 것이다.

영업이익 대폭 증가, 몰려드는 일감에 증설 가능성

가동률이 늘어나면서 엔진 업체들의 영업이익도 대폭 개선됐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8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910억 원 대비 102.2%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한화엔진의 2분기 영업이익은 81.4% 증가한 338억 원을 기록했다. HD현대마린엔진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1.2% 늘어난 1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실적 개선은 친환경 선박 수요에 따른 조선업계의 슈퍼사이클(초호황기) 덕분이다. 해운업계 탄소중립 기조 강화로 저탄소 연료 수요가 높아지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 같은 친환경 엔진을 탑재한 선박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노후 선박 엔진을 친환경 엔진으로 교체하려는 수요도 한몫했다. 경쟁국인 중국 조선사들이 한국산 엔진을 선호하는 점도 엔진 업계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안팎에선 선박 엔진 업계가 추가적인 캐파 확장을 통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HD현대마린솔루션에 대해 "수주잔고 증가 속도가 빠를 경우 증설 필요성이 부각될 수 있다"며 "기존 생산시설 유휴 부지를 활용할 경우 단기간에 증설이 가능해 수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화엔진에 대해 "중장기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가 내년 3분기까지 이어질 예정"이라며 "생산능력 확장성 부족 이슈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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