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美군함 MRO위탁·조선소 인수·공동건조 등 방식 가능"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각)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를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양국 간 조선 협력이 유지·보수·정비(MRO) 위탁, 동맹국의 미국 조선소 인수·투자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분석이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5월 발표한 '미국과 동북아 동맹국의 조선 협력 경로' 보고서에서 "지난 1년간 미국 및 동맹국의 산업계와 정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4가지 경로가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안으로 도출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가 제시한 협력 방안은 △미 해군 군함의 MRO 위탁 △동맹국의 미국 조선소 인수 △미국과 동맹국의 군함 공동 생산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함정 구매 등 4가지다. 보고서는 조선 협력의 동맹국으로 글로벌 군함 생산 능력 2위, 3위인 한국과 일본을 지목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상선 조선 강국으로 부상했고 이후 경제 성장으로 인건비가 상승했음에도 경쟁력을 유지했다"면서 "일본 조선업은 최근 고부가가치 및 고속 건조 역량에서 뛰어난 한국, 중국과의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MRO 협력에 대해 "공급망 강화, 항만의 전략적 활용 등의 측면에서 미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미국 내 조선소가 설비·공정을 현대화하는 여유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일본과의 MRO 협력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라면서 한화오션이 지난해 MRO 사업을 2건 수주하고 HD현대가 미 해군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한 점 등을 언급했다.

동맹국의 미국 조선소 인수 방안에 대해선 한화오션이 지난해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점을 거론하면서 "미국 내에 진보된 해외 조선 기술의 이전과 자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군용 조선소 인수, 비(非)군용 조선소 인수 후 개조, 정부 소유·민간 운영(GOCO), 미국·외국 기업 간 합작투자 또는 컨소시엄 구성을 들었다.

보고서는 "미 조선소의 경영 방식 변화, 미국 현지 인력 재교육 및 역량 강화, 해외 선진 기술 이전, 자본 투자 유입 등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대형 외국 조선사가 모회사인 경우 범용 자재와 부품의 대량 구매가 가능해져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세 번째 협력 방안으로는 모듈화 공법을 통한 공동 건조를 제안했다. 미국 조선소가 동맹국으로부터 선체 모듈을 공급받아 조립하는 방식, 해외에서 선체를 만들고 미국 조선소가 무기·추진체계 등을 통합시키는 방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지막 방안으로는 미 해군이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함정을 구매하는 것을 들었다. 동맹국 조선소가 미국 설계를 기반으로 건조하는 방안, 동맹국과 공동 설계하고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방안, 동맹국이 설계·건조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다만 보고서는 미국 조선 산업의 전통적인 보호주의 정책 기조를 고려하면 네 번째 방안은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보고서는 "미국은 조선산업 문제 해결을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에 의존하는 것과 자국 역량에 투자하는 것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