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아프리카로 발 뻗는 K-조선…수주·성장 동력 다 잡는다

한화오션, 브라질 조선소와 협력관계 구축…인도엔 센터 설치
HD현대, 인도·모로코 거점 확보 사활…수주·비용 장점

경남 거제시 아주동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2025.7.3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아프리카나 남미 등 신흥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조선업 부흥의 필요성을 느끼는 국가들에 거점을 세우는 방식으로 업계 호황을 유지하는 한편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조선, '정부 주도 조선업 부흥' 브라질·인도·모로코에 거점 확보

1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042660) 해양사업부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광역권 니테로이 현지 조선소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이를 통해 브라질 현지에서의 해양 플랜트 수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는 2029년까지 10기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추가 운영한다는 계획인데, 현지 부품·인력 사용 조건을 충족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입찰을 추진하는 브라질 사업에 대한 현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논의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는 브라질 정부가 추진하는 조선업 재건 정책에 부응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5월 조선소 확장 및 항만 인프라 개발을 포함한 26개 프로젝트에 220억 헤알(약 5조 6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앞서 한화오션 해양사업부는 지난달 31일에는 인도 해양플랜트 시장 공략을 위해 노이다 지역에 '한화오션 글로벌 엔지니어링 인도 센터'를 마련한 바 있다. 센터에선 FPSO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의 설계 업무 일부를 수행할 예정이다.

인도 역시 조선·해운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대표적 국가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세계 10대, 2047년까지 세계 5대 조선국으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조선소 클러스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현대(267250)도 인도 업계와의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달 인도 최대 국영 조선소인 코친 조선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HD현대는 선박의 설계 자재 구매를 지원하고 코친 조선소의 역량을 강화해 추후 수주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는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새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모로코 국립항만청이 진행하는 카사블랑카 조선소 운영권 입찰에 직간접적 방식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업계는 현지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세) 우려가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조선업 부흥을 계획하는 국가들과의 협력을 토대로 신조 수주를 지속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포화상태인 도크를 리스크가 적은 방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협력 관계 구축은 조선소를 새로 짓는 방식에 비해 설비 투자 비용이 적다"고 설명했다.

1096pag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