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베트남 경제계 500명 한자리…'새로운 경제협력 시대' 도약 의기투합

대한상의, 한국-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개최
양국 기업·기관, 에너지 등에서 협력 강화 합의

(사진제공 = 대한상공회의소)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한국과 베트남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양국의 새로운 경제협력 시대 도약을 위한 방안을 공유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11년 만에 베트남 최고지도자인 당서기장의 방한을 계기로 마련됐다.

또 럼(Tô Lâm) 당서기장과 김민석 국무총리를 필두로 양국 정부와 경제계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한국 측에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 현신균 LG CNS 사장,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등 300여명의 기업인들과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최영삼 주베트남 한국대사 등이 자리했다.

베트남 측에선 부이 타잉 썬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 응우옌 반 탕 재무부 장관, 응우옌 홍 지엔 산업무역부 장관 등 정부 인사와 레 만 훙 페트로베트남 그룹 회장, 따오 득 탕 비엣텔 그룹 회장, 류 쭝 타이 밀리터리뱅크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면서 "기존의 성장 방식은 한계에 달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연대와 협력을 통해 이 돌파구를 마련해 가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베트남이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하면서 "디지털, 첨단산업, 공급망과 에너지 등은 성장 잠재력이 클 뿐 아니라 양국이 전략적으로 협력하고 공동으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했다.

양국은 그간 교류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양국 교역액은 1992년 5억 달러에서 지난해 867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베트남은 3년 연속 중국과 미국에 이은 한국의 제3위 교역국이며 한국도 베트남의 3대 교역국이다. 또한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누적 925억 달러)이며 현재 약 1만개의 우리 기업이 베트남에서 활동 중이다.

이날 포럼에선 양국의 협력 유망 분야인 디지털, 첨단산업, 공급망,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발표를 비롯해 통상환경 급변에 대한 대응책 마련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양국 기업 4곳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반도체, 2차전지, AI 등 첨단 산업에는 대규모 전력 공급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SK는 LNG 발전 인프라 구축, 재생에너지 활용 등 베트남에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쟁력 있는 에너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는 "베트남은 지난 30년간 HD현대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조선업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뤄왔다"며 "앞으로도 베트남 조선업의 성장을 위한 시설투자 등의 협력과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낙양 HS효성첨단소재 대표이사는 "HS효성은 탄소섬유를 중심으로 베트남의 첨단소재 사업육성에 기여함으로써, 양국이 함께 새로운 성장과 도약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 측에선 레 만 홍 페트로베트남 회장이 '한-베트남 에너지 협력'을 발표했고 쩐 바 즈엉 THACO 회장이 '핵심 산업 분야 공급망 고도화'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응우옌 반 코아 FPT 대표는 '한-베트남 디지털 전환 및 스마트 제조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SK이노베이션 E&S, 효성중공업, KT, 한전KDN, 한국관광공사 등 44개 우리 기업 및 기관과 34개 베트남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해 에너지, 조선, 항공에서부터 AI, 첨단소재, 드론에 이르기까지 총 52건의 협력 MOU를 교환했다.

펌 떤 콩(Pham Tan Cong) 베트남 상공회의소 회장은 "양국 경제협력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도 모범으로 꼽힐 만큼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이제는 미래지향적인 협력 모델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협력의 범위와 깊이를 한 단계 심화 시킬 차례"라고 강조했다.

윤철민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협력의 기틀이 마련된 만큼 대한상의도 양국 기업의 진출과 비즈니스 기회 확대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