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부도 위기 모면…한화-DL '네탓 공방' 팽팽(종합)

DL케미칼, 2000억 유상증자…여천NCC 자금수혈 전망
DL "한화, 원료 저가로 계약", 한화 "법 위반 소지 제거 목적"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 한 도로에 화물차가 지나가고 있다. 2022.12.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DL케미칼이 여천NCC(YNCC)에 대한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YNCC는 부도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DL이 YNCC 공동 대주주인 한화가 YNCC로부터 저가로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고 비판하고, 한화는 즉각 반박 입장을 내는 등 양측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DL케미칼은 11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DL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DL케미칼에 대한 177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승인했다. DL케미칼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YNCC를 지원할 방침이다.

여천NCC는 지난 1999년 당시 한화그룹과 DL그룹이 각자 보유한 나프타 분해 공장(NCC)을 통합해 세운 합작 법인이다. YNCC는 중국의 계속된 공급과잉과 경기 불황으로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올해 3월 유상증자로 한화와 DL로부터 2000억 원을 수혈했지만, 최근 또다시 3000억 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이를 두고 즉각 지원 후 정상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한화와 정확한 경영 진단이 먼저라는 DL이 갈등을 빚었다.

DL케미칼의 유상증자로 YNCC 부도 위기는 피했지만, DL과 한화 간 감정의 골은 깊어진 모양새다. DL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여천NCC의 부실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이에 따른 해결 방안 마련이 가장 급한 문제"라며 "책임 있는 주주라면 회사의 부실 문제를 미봉책으로 방치하기보다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무런 설명과 원인 분석 없이 증자만 남발하는 것은 여천NCC의 정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자금만 투입하는 것이야말로 책임경영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한화 측을 비판했다

DL은 "여천NCC의 자생력 확보와 직결되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원료가 공급계약에 대해 한화는 자사 이익 극대화만 주장하고 있다"며 "DL은 여천NCC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단가로 에틸렌을 거래하며 여천NCC의 자생력을 키우고자 했지만, 한화는 여천NCC가 손해 볼 수밖에 없는 가격만을 고수하는 등 자사에 유리한 조건만 고집했다"고 주장했다.

한화는 즉각 반박했다. 한화는 "여천NCC는 올해 초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DL케미칼에 판매하는 에틸렌, C4RF1 등의 제품에 대해 '저가공급'으로 법인세 등 추징액을 1006억원을 부과받았다"며 "한화는 국세청 과세와 현재 석유화학 시장 상황을 반영해 새로운 시가 계약 체결을 주장하고 있으나, DL은 이를 반대하고 있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임시 가격 형태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부원료 계약을 시장가격 수준으로 책정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법인세법과 공정거래법에서 정하는 시가로서 거래해 법 위반의 소지를 제거하기 위함"이라며 "DL은 조금이라도 싸게 원료를 공급받으려고 국세청 조사 결과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한화는 "DL케미칼에 대한 증자 공시가 있었지만, DL이 YNCC에 자금을 지원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며 "한화는 자금 지원 의사가 확고하며 DL도 신속하게 한화와 협의해 공동으로 YNCC에 자금 지원해 조속한 정상화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