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도 배우러 왔다"…유한킴벌리의 '일·가정 양립' 비결
최근 인사혁신처에서도 경영 사례 벤치마킹해 화제
1990년대부터 시차 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제 도입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출산과 육아는 개인이 아닌 조직이 함께하는 일입니다."
저출생 문제와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한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유한킴벌리의 '가족친화경영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인사혁신처에서 해당 기업 문화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관심을 모았다.
생활용품 기업 유한킴벌리는 이미 1990년대부터 시차 출퇴근제,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임산부는 물론 가족을 위한 다양한 제도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이 같은 문화는 임직원의 만족도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장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제도로는 '예비 부모 간담회'가 있다.
이 제도는 2009년 시작된 임산부 간담회를 2021년 확대 개편한 것으로, 임산부뿐 아니라 임신한 배우자를 둔 남성 직원까지 초청해 출산과 육아를 함께 준비하는 문화를 만든다.
특히 해당 직원의 상사도 함께 참여해 조직 전체가 자연스럽게 임신과 출산을 축하하고 지원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또한 유한킴벌리는 '육아기 재택근무' 제도를 운영 중이다.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이 최대 3개월간 전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시간 단축제도 외에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복지정책이다.
유한킴벌리는 1994년부터 전 직원 대상 시차 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에서 출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하고 8시간 근무 후 퇴근하는 방식이다. 자녀의 등·하교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거나 자기 계발 시간 확보에도 효과적이다.
나아가 2016년부터는 둘째·넷째 주 금요일을 '재충전 휴가일'로 지정해 주 4일 근무에 준하는 쉼의 문화를 도입했다. 이는 계획적으로 휴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에는 일부 어색해하던 문화가 현재는 제도적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이 외에도 유한킴벌리는 전문가 심리상담(EAP)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임직원과 가족이 연 8회까지 재정·건강·진로·가정 등의 분야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도록 돕는다.
유한킴벌리는 저출생 문제 해결의 열쇠가 '환경 조성'에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 사내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실적인 출산·육아 환경만 갖춰진다면 자녀를 2명 이상 갖고 싶다"는 응답이 83.5%에 달했다. 이는 출산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이 개인의 의지가 아닌 제도와 환경 부족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한킴벌리는 출산과 육아를 부담이 아닌 '축하하고 응원하는 문화'로 바꾸는 것이 기업의 책임이자 사회적 역할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유한킴벌리는 가족친화 인증을 2008년부터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 최고 기업'으로 선정됐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직원의 삶을 존중하고 출산과 육아를 응원하는 일터는 직원 몰입도 향상은 물론 기업의 지속 성장까지 연결된다"며 "앞으로도 가족친화 기업으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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