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시멘트, 4200억 벌 때 환경 규제 대응 4300억 썼다

시멘트업계 5년간 설비투자액 2.5조…85% '환경규제 비용'
5년 연평균 순이익은 4200억 원 그쳐…"정부 차원의 지원 절실"

시멘트 화차들이 정차해 있다. 2024.1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시멘트업계가 최근 5년간 연평균 5061억 원의 설비투자(CAPEX)했으며, 이 중 85%(4302억 원)가 환경규제 대응에 투입됐다는 조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같은 기간 시멘트업계의 연평균 당기순이익은 4200억 원이었다. 건설경기 침체로 업계 수익성이 쪼그라든 가운데, 환경규제 비용이 이익 규모를 넘으면서 '배보다 배꼽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시멘트협회가 이날 발표한 '2024년 설비투자 실적 및 2025년 계획'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시멘트업계가 집행한 설비투자액은 총 2조 53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설비투자액은 지난해 본격화한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2021년 4226억 원이던 설비투자는 2022년 4468억 원→2023년 5683억 원→2024년 5788억원으로 올랐다가, 올해는 5141억 원(계획치)로 전년 대비 11.2% 줄었다.

2021~2025년도 항목별 설비투자 동향 (한국시멘트협회 제공)

하지만 환경·안전 분야 설비투자는 지난해 1560억 원에서 올해 1875억 원으로 20.2% 증가했다. 환경규제 대응 비용으로 분류되는 '합리화설비투자'의 5년 평균치는 4302억 원으로 같은 기간 순이익(4200억 원)을 웃돌았다.

건설경기 침체로 후방산업인 시멘트업계는 경영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부의 환경규제는 해마다 강화된 탓에 비용 투자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협회는 "질소산화물(NOx) 배출 부담금 등 정부의 강화된 환경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환경설비 구축은 시기상 건설경기 상황이나 연동된 업계 경영상황에 따라 탄력적인 적용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향후 안정적인 생존 기반 마련이 더 우선이므로 건설 현장 가동 중단 증가에 따른 매출 감소와 손실 확대에도 불구하고 환경투자를 최대한 유지하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