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 "AI는 위협 아닌 확장…사람과 협업할 때 가장 큰 시너지"
[NFIF2025]CES 10년간 전망 대부분 빗나가…"AI만 예외"
AI 에이전트·임베디드 AI·온디바이스 AI 미래 기술 주목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정재승 KAIST(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교수 및 융합인재학부 학부장은 8일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간을 도와주고 더 나은 퍼포먼스를 내고 인지적 확장을 하게 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학부장은 이날 서울 용산 나인트리 로카우스 호텔에서 'AI 대전환(AX) 시대: 기업들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열린 '뉴스1 미래산업포럼(NFIF) 2025' 기조연설에서 "이제는 AI와 인간의 협업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학부장은 "실제로 기업이 AI 팀, 인간 팀, 인간+AI 팀을 운영해 본 결과 가장 좋은 성과를 낸 것은 협업 팀이었다"며 "특히 전문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AI와 함께 일할 때 훨씬 더 높은 퍼포먼스를 낸다"고 밝혔다.
정 학부장은 북한군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인공위성으로 수집된 북한군 정보를 AI로 분석했을 때 고라니 등의 움직임을 감지하면서 오류가 발생했는데, 전문성을 갖춘 군인이 AI와 협업한 결과 북한군의 변화를 100% 발견한 사례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AI를 도입해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기존에 있는 사람을 통해 '이전에 하지 않았던 방식의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지'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학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년 만에 한 번 기기를 바꾸는 문화, 앱 생태계, 스타트업 붐을 만들었던 스마트 디바이스가 경제 회복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AI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2010년대 이후 매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소개된 스마트홈, AR·VR 등의 기술 대부분이 대중화되지 못한 반면, AI 기술은 예측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학부장은 "2016년 알파고 이후 눈치 보던 기업들도 이제는 AI 도입을 비용 절감과 효율 증대의 확실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스마트 팩토리 등장으로 인건비가 더 이상 주요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들이 생산라인을 자국으로 되돌리는 리쇼어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물류도 이미 아마존 등에서 로봇이 주도하고 있고,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온라인 쇼핑 행동을 예측하는 기술도 상용화됐다"며 "소셜미디어조차 이제는 퍼스널 미디어, 광고 기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AI의 미래를 주도할 3가지 기술로 △AI 에이전트 △임베디드 AI(Embodied AI) △온디바이스 AI를 꼽았다.
그는 "AI 에이전트는 단순 대화형을 넘어 앱을 실행하고 웹 예약까지 수행하는 개인비서형 AI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제는 사람이 하기 싫은 업무를 대신하는 진짜 도우미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베디드 AI에 대해서는 "값싼 로봇에 센서를 달아 데이터를 수집하고 AI가 학습하도록 하면 아이처럼 똑똑해질 수 있다"며 "테슬라가 2만 달러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겠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인의 의료·금융 정보를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기기 내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도 중요해질 것"이라며 "작은 데이터로 큰 퍼포먼스를 내야 하므로 인간 뇌를 닮은 구조가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또한 "구글이 준비 중인 AI 기반 영상 생성 기술은 이미 영화 수준에 가까우며, 내년쯤이면 소설을 PDF로 넣으면 영화로 자동 변환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AI가 인간의 창의적 영역으로 꼽히던 분야에서도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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