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 3% 달성하려면 산업·금융 칸막이 규제 풀어야"

"기업형 벤처캐피탈 규제 완화, 상장형 민간벤처펀드 도입 필요"
대한상의, 글로벌 자본경쟁 시대 민간 자금조달 활성화 방안 세미나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대한상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17/뉴스1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정부가 목표로 설정한 3% 잠재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선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통로를 대폭 확대하고 관련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첨단산업 경쟁 격화로 초대규모 자본 조달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기업 자금조달 여건과 정부 재정만으로는 충당하기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일 주최한 글로벌 자본경쟁 시대의 민간 자금조달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규제 완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등을 통한 민간자금 시장 활성화 필요성 등을 제안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구구조 변화 속 정부가 목표로 설정한 잠재성장률을 3%를 달성하려면 자본 투입의 성장 기여도가 최소 1.5% 이상은 유지돼야 한다"며 "이는 매년 전년 대비 '75조 원 + 알파(α)'씩 추가 자본투자를 늘려야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우리나라의 총 자본투자 규모(총고정자본형성)는 767조 8000억 원으로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서는 연평균 약 7.5~8% 수준의 자본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업과 금융의 연결고리가 되는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시장 기능을 활성화해 막혀 있는 자금흐름을 구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CVC 기능 강화를 주장했다.

CVC는 모기업의 노하우와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기업에 자본을 공급하고 동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외부출자(펀드결성액의 40%)와 해외투자(총자산의 20%), 부채비율(200%) 등 엄격한 규제로 활성화가 더딘 편이다. 지난해 14개 사가 2451억 원을 투자했지만 전체 VC투자(10조 9000억 원)의 2.2%에 그치는 등 아직 활용도가 높지 않다.

새로운 투자기법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며 새 정부가 대선공약으로 발표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의 조속한 입법화를 촉구했다. BDC는 자산의 일정 비율 이상을 비상장벤처회사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한 상장펀드로, 도입될 경우 일반 투자자도 비교적 쉽게 비상장사 투자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진열 부산대 교수는 "지금은 초대규모 자본조달 경쟁 속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 산업과 금융 간의 상호 투자를 확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현재 지주회사에 대한 산업-금융 간 칸막이 규제는 수신 기능이 있는 은행업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업에 대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라며 일반지주회사에 대해 시스템 리스크가 낮은 자산운용사(집합투자업) 소유는 허용해 줄 것을 제안했다.

또한 금융지주회사의 경우는 비(非)금융 회사에 대해 5~15%의 소유 제한을 두고 있는데 이를 완화하고, 현재 열거된 것만 할 수 있는 금융회사의 출자가능업종과 부수업무의 범위를 원칙 허용하되 규정된 것만 금지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할 것 등을 주문했다.

이어진 토론 세션에선 은행권의 벤처투자에 대한 위험자산(RWA) 가중치를 낮춰 벤처투자 여력을 확대하는 방안, LP 참여 법인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 제공, 첨단전략산업기금 등 정책금융이 민간 자금조달 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 제시됐다.

goodday@news1.kr